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하루일과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지난날에 사랑했던 그미들을 천장에 붙박이를 하고 있는데, 막내동생의 전화벨 소리가 산통을 깨트려 버린다. 그놈, 참 푼수같이 눈치 없게 조금도 기회를 주지 않는구나? 나의 솟구치는 아드레란드와 흠뻑 젖은 나르시시즘이 순간적으로 허공으로 날아가버렸다. 나는 클라이맥스의 황홀경은 나중으로 미루고, 밑으로 처진 손가락의 손놀림은 금세 휴대폰을 들고 귀에 쫑긋 대는 모양새를 취한다. 뭔 일이냐? 동생의 말인즉슨, 요즘 몸이 허약하고 얼굴이 불꽃이 튀는 걸 보니 아무래도 갱년기가 찾아온 것 같다며 같이 보신음식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친동생이고 뭐고, 본인이 한턱을 낸다는데, 가만있을 내가 아니다. 안 그래도 너 때문에 손빨래가 엉망진창이 되었다.^^ 형!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