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막바지 여름 때만 해도 자주 보는 여성동지였는데, 여차저차하다 보니 서로가 각자도생 하듯 살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고려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절별로 학교업무는 바쁠 때가 많았고, 게다가 후반기에는 미국에서 두 달여를 체류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교수의 갑작스러운 부름에 약속장소로 나갔는데, 공교롭게도 1년 6개월 만에 보는 세종시 호남향우회 회장님과 모령의 여인이 있었다. 우리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반가움에 미소를 머금고, 넷이서 첫술잔을 따르며 그동안에 안부를 물었고 지난날의 추억을 소환했다. 이렇게 숨을 쉬니 만나네요. 당분간 숨통은 끊지 말아요총각(알타리) 무처럼, 꽉 차고 단단한 대화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1차에서만 10개의 술병을 넘어뜨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