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 거래처를 가게 되면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인다. 멀리 갈수록 배속을 든든히 채우고 집을 나서야 하는데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아침밥을 건너뛰고 차의 시동을 건다. 집사람이 새벽부터 일어나 부엌에서 달그락 거리며 음식 하는 것도 싫고 본인이 손수 밥상을 차려 먹는 것도 만사가 귀찮다. 밥 안먹고 살 수 없나? 장거리 운전을 뛰면서 마지못해 챙기는 것이 있다면 생수 500리터짜리 PT병이다. 오늘은 경상북도 합천에 다녀와야 한다. 주요 거래처 인지라, 눈감고도 가는 길이지만 요즘은 나이도 있고 해서 몇 배로 신경을 쓰인다. 가다가 졸음이 쏟아지면 어떡하나/ 강한 봄바람 때문에 차가 몹시 흔들린다/ 이렇게 가다가는 3시간은 걸리겠네/ 말이 씨가 되었는지 물병을 세 번 나누어 마시고 나니 3시간여 만에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