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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현실을 직시한 얘기가 아니다.
주변의 공장 사장에게 묻는 말이었다.
그가 말하길, "이렇게 극심한 불황은 못 봤고 사업을 해야 할지 폐업을 해야 할지, 목하 고민 중입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을 남겨야 하는데 갈수록 적자이니, 내가 왜 공장가동을 해야 하는 이유가 답답하고 한심하다는 말을 덧붙인다.
지금 대한민국의 공장가동률이 60%를 못 미치며, 마지못해 사업주의 대표명함을 가진, 빛 좋은 개살구가 차고도 넘친다.
내 공장현황을 살펴보면 격정적으로 푸념을 쏟아내는 사장처럼, 나도 깨진 독에 물 붓기 사업이 아닌가 싶다.
언제나 입안에 모터를 달듯이, 이제는 노동 일은 전혀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여기저기에 선전홍보 중이다.
내 공장은 우리 가족들이 도맡아 하면 된다.
(중략)
오늘도 새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팔자다.
어젯밤에 겨우 2시간을 자고 새벽 5시에 차량의 시동을 걸었다.
황사와 강풍으로 얼룩진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짐을 실은 1톤 트럭답게 좌우로 로링이 심하다.
스무드한 운전실력은 콩새 울었다.
그래도 말일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이번 달 매출을 따져보니 본게임(흑자)은 한 것 같다.
왕복 4시 30분여를 운전하고, 곧장 공장으로 복귀하니 아침 9시 30분이다.
늦은 아침밥을 먹을까 생각하다가 눈에 띄는 편의점을 찾아 맥주 한 캔과 소시지 한 개로 허기진 배속을 채웠다.
그리고 오후 3시가 넘도록 나 홀로 맨홀소켓 작업에 집중 매달렸다.
따뜻한 봄이 오면 내 제품을 아는 듯이 강남 갔던 제비가 심심찮게 제품발주서를 물어다 주기 때문이다.
《납품발주서》
#곽미남 씨
#맨홀소켓
#백오십 개
#단가 00000

사업주의 영업비밀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절대 누설해서는 안 된다.?

내일은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라서 오늘만을 생각하며 오늘만을 즐기는 나에게 오늘은 이래저래 기분이 좋았다.
그 기분을 살리고자 평소 내 사업에 있어, 여러모로 멘토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어느 사장을 불러내어 대접해 드렸다.
세상은 내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사는 "상부상조"라는 생각이 머리와 발끝에서 치솟았기 때문이다.



조치원의 고대와 홍대가 개학해서 그런지, 이 가게는 만석이다.




곽 대표!
고마워
잘 먹었네
다음에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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