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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 현황]
2017년 12월 초, 딸내미는
아빠! 간곡한 부탁 있어?
그게 뭔데?
나 시집가잖아..
아빠와 나는 손잡고 예식장에 들어간다.
건강한 아빠를 보여주고 싶어,
하나, 병원과 관공서와 사정기관은 내 목에 칼이 들어온다 할지라도 죽어도 가고 싶지 않았죠.
그동안 운 좋게 몸관리를 잘했는지 몰라도 15년 동안 거론한 세 곳은 눈길조차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오래도록 병원검진을 외면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면 1년 한두 번 하는 정기검진검사를 피할 수 없었지만, 공장을 운영하는 사업주는 건강검진에 대해 강제조항이 없었기에 몸관리는 병원에 안 가도 <전무후무>그만이었죠.
나중에 중병 들어 병원에 실러 가고, 이미 얼굴에 저승꽃이 피워 손을 쓸 수 없는 시한부 인생들을 종종 보았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고집불통처럼 병원행은 눈 한번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항상 진인사대천명하는 마음의 자세였습니다.
솔직한 심정은 무슨 일이 닥쳐도 될 대로 대라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딸아이의 간절한 바람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딸아이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어느덧 15년 만에 장장 5시간여 동안 세심한 특별 <VIP>종합검진을 받았는데, 대장에서만 용종 2개가 발견되어 바로 제거할 정도로 내 몸상태는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허구 한날 술과 담배에 찌든 인간인데..
특이한 체질을 가진 술푼세상은 그날, 그 길로 교만하고 건방을 떨었습니다.
곧바로 종합검진의 축하술을 점심에 곁들어 마시며, 내 사전에 병으로 인해 병원에 갈 일이 없겠다며, 객기와 호기를 부렸습니다.
다달이 성인병 약은 타러 갈지 언정...
그런데 7년 후 2024년 전반기, 어느 날에 아랫배에서 엄청난 피를 쏟아내는 나를 발견하고 곧바로 조치원 중앙외과에 입원하게 됩니다.
23여년 만에 심각한 치질이 재발견되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목과 위장에 간헐적인 쏙 쓰림과 잦은 구토는, 위내시경을 하게 하고 집중치료를 하는 계기를 만듭니다
가족끼리 괌여행의 한 달 여를 남겨놓고 병원치료한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었고 참으로 힘든 여정이었지만, 가까스로 "하느님 보호하사" 국제선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괌 오션뷰룸에서 철썩이는 바닷가를 바라보며 1달 만에 맛보는 술기운은....
아들이 요리조리한 칵테일 한 잔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10월 16일 백내과에서 수면대장내시경을 손봐야 했습니다.
갈수록 피골이 상접한 내 모습에 보며, 자진해서 병원가기를 선택했습니다.
이왕지사, 죽긴 죽더라도 술병에 죽었다는 호사가들의 입벌구에 오르락내리락하지 말자.
순서대로 피검사/ 조직검사/ 심전도검사/ 대장암검사/
아까 전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용종 1개를 떼었고 전반적으로 속내장은 양호하고 깨끗합니다.
조직검사결과는 1주일 후에 나오니, 내원방문해 주세요.
의사 선생님께서 기분 좋게 말씀하시니, 내 몸뚱이가 전반적으로 별 탈은 없다.^^
하여튼 간에, 대장내시경을 살필 때 내가 수면 중에 헛소리를 많이 했나 봅니다.
어느 간호사분께서 나를 보며 실없이 웃습니다.
깊은 생각?
보고 싶어!
꿈속<수면>에서, 제주와 대전과 신안 지역 그녀들을 몹시 찾았나 봅니다.
"사람은 이처럼 간사스럽고 허접스럽다"는 것이 여기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때보다 발걸음이 가벼우니, 조치역 근방에서 김밥 세줄을 사고, 로또 2장을 움켜쥐는 선택을 했습니다.
집에 오니 거의 2일 동안 굶고 장청소약 때문에 고생했다며, 옆지기가 솥단지에 끓은 삼계탕을 대령합니다.
똥배를 비웠더니 무려 3.5Kg 빠졌어요.
다시 원상 복귀하듯, 채워 넣어야겠습니다.
밤새도록 화장실을 들쑥날쑥
2.3.4층 사용
친절한 백내과다.
어지러웠지만 걸어서 오는데, 내 집 세븐스트리트가 눈에 띄네.
집에서 점심으로 김밥과 삼계탕
나의 분신 양파와 거실놀이
내 키가 181인데, 지금 내 체중이 75는 안될 말입니다.^^
안 그래요?
S P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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