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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소풍 나온 거 건강하게 살다가 미련 없이 세상 떠났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제는 자랑스럽고 믿음직한 우리 조카 <김강산>의 친할머니께서 소천하셨다.
94세로 세상을 떠났으니 남들은 호상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유가족의 슬픔은 헤어릴 수 없을 것이다.
죽음을 맞이한 이별처럼 애잔하고 서글픈 게 없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 어디나 하늘나라 되소서!
몇 시간 전으로 돌리면 페북(SNS>에서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의 어머님의 부고소식을 알린다.
우연인지 몰라도 고인을 모시는 장소가 똑같이 조치원장례식장이다.
나는 몇 걸음을 옮겨 또 다른 영정사진 앞에 머리를 숙이며 편안한 안식을 빌었다.
그 어느 때보다 순서 없이 가는 게 사람목숨이라는 걸 다시 되새김질하게 되었다.
두 군데 장례식장의 호실을 옮겨 다니며 안면 있는 문상객들과 연거푸 술잔을 주고받았다.
13년 전에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우리 큰형도 여기에서 장례를 치렀기에 나도 모르게 쓸쓸함과 서러움이 더해가니 술을 먹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형! 금방 뒤따라 간다고 했는데 나는 아직 살아있어.
정말 미안해...
한참 눈물의 취기에 내 얼굴은 빨개지는데, 조카들은 동반자를 떠나보내고도 당신의 장례식장을 지키지 못하고 자택에 홀로 머무시는 친할아버지를 뵈러 가자고 한다.
병색이 완연한 어르신을 보고 있자니 이내 마음이 울적하고 울컥해진다.
생로병사가 고통스럽다.
ps
어제처럼 오늘아침을 무탈하게 맞이하니, 부산에 사는 예쁜 조카가 이모부 드시라며 사다 준 도시락 <명태국>에 눈이 가고 한 숟가락을 입에 넣자, 그야말로 금상첨화 <속풀이>다.
그런데 잠시 후, 카톡의 알림 창이 뜨고 또 지인의 어머님 <별세> 부고의 메시지다.
개인사정으로 이곳 장례식장은 찾아가지 못했지만, 편부같이 <계좌> 약간의 성의를 보탰다.
다들 겨울이 오기 전에 급히 떠나시는가?
가게 안 등불이 가련하다.
어젯밤 10시 넘어 조카들과 세븐에서 술병을 찾았다.
아침밥을 먹다니~~.
오늘 오후에는 조카들과 함께
족발과 삼겹살 삶은 고기로 점심 때움
부산 조카 때문에 입이 춤을 춘다.
비빔국수에 돼지고기를 돌돌 말아먹으니 세상행복이다.
《인생열차》
애당초 우리들의 출발지는 서울 영등포역이었다
우리를 실은 기차는 경부선 (종착역) 부산역으로 곧장 달렸다
기차 창가에 천안역이 보이자 갑자기 큰형은 벌떡 일어나 내려버린다
이런 상황을 모질게 외면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인생열차' 너머로 붉은 노을이...
이번에는 기차가 김천역에 잠시 멈추자 말없이 사라져 버린 셋째 동생이다
주마등처럼 지나치는 기차의 플랫폼에 굴곡 없이 평정심을 깔고 가니 바로 대구역이다
나는 여기에서 내릴까 말까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니, 빠앙 빠앙~~ 기차는 최종목적지 부산역을 향해 움직인다
둘째는 무사히 마지막 인생여행지에 도착할까?
부산스러운 내 마음은 자꾸 호남선 광주역으로 탈선하고 싶어진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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