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뜨면 할 게 없다. 사는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내게 글쓰기를 권장하신 맹일관 시인님) 그렇다고 내 인생을 포기할 수 없는 노릇이다. 시간이 가면 다 해결될 거라는 믿음을 가져보지만, 눈앞에 보인 것은 뿌연 안개길과 같다. 어제 집을 떠나 모처에서 외박을 하면서 곰곰이 죽음을 생각했다. 좀 더 술에 취했다면 어느 산자락 나무 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을 것이다. 세 번이나 자살을 경험했던 나로서 목숨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요즘 들어 나는 심한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사고에 빠져 있다는 거다. 그나마 하루하루 술에 의지 하며 순간과 찰나를 잊어버리기 때문에 이처럼 이승에 머물지 않나 싶다. 변덕스럽고 복잡다난한 내 인생을 어떻게 추스르며 살아야 하는지, 전혀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