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꿈 속에....엄마가?!

헤게모니&술푼세상 2010. 8. 25.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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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이다
엄마가 빠른 걸음으로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 모습이 왜 이래!
엄마 앞니는 전부 빠진 상태였고 초라하고 애처로운 얼굴이다
한 손에는 빠진 이를 들고 계셨고 내게 자꾸 당신의 이를 내미셨다
엄마! 안돼! 싫어! 그러지 마! 제발 이러지 마!
나는 격렬하게 손사래를 치며 격한 몸부림을 한동안 떨어야만 했다
아! 아! 왜 이렇까
미쳐 버릴 것만 같다
가까스로 눈을 떠보니 심한 가위눌림이었고 꿈이었다
평소 나는 꿈을 잘 믿지 않고 꿈도 잘 꾸지 않는 편인데, 이 꿈은 무슨 의미인가
무슨 조화인가
아니 꿈치고 이게 무슨 황당무계하고 어이없는 꿈이란 말인가?
어른들 말씀에 의하면 꿈 중에 치아가 빠진 꿈이 가장 재수 없고 부모가 상을 당할 수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기 때문에 솔직히 한편으론 내 마음은 멍하다 못해 초조와 불안 걱정들이 물밀듯 엄습해 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그래 꿈은 반대일 거야! 분명 거짓일 거야
나 스스로를 자위하며 자꾸 내 마음을 안정시키려 해도 이 빠진 엄마 모습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
시계를 보니 아침 '여섯 시'경이다
엄마께 전화를 드릴까
아니다 아니다
당최 내가 불안하고 떨려서 전화기를 잡질 못한다
아침밥 생각도 없다
오늘 일손도 잡히질 않을 것 같다
내 모습은 허둥지둥 안절부절 오락가락이다
빠른 걸음으로 엄마집을 찾았다
저 먼발치 형님 모습이 보였지만 죄송하게도 안중에 없다
2층으로 뛰 올라 엄마 엄마를 외친다
엄마! 어딨어 나왔어 나 왔다고...ㅡ
어머니께서는 무슨 일인가 싶어 놀란 표정을 지으시며 나를 맞이하신다
엄마 괜찮지! 무슨 일 없지
나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또 묻고 또 묻는다
엄마 건강하지!
편찮고 아픈데 없지
그래! 나 건강해
다행일까?
안심이었을까
엄마 말씀에 나는 그만 왈칵 눈물을 쏟을 뻔했다
불쌍한 울 엄마
오래 살아야 돼
금세 나는 들뜬 마음과 환한 표정이 되어 엄마 손을 잡는다
엄마! 내차 타
어디 가려고
그냥 타
나는 엄마를 모시고 근처 농협마트에 갔다 뭔가라도 사드려야만 내 마음이 편하고 흐뭇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였다
엄마! 마음껏 골라봐
이것저것을 권해 드렸지만 엄마는 달랑 과일 몇 개를 챙기신다
도리어 내 가족의 안부와 걱정이다
얘들은 잘 크지
서로 싸우지 말고 잘 살아
엄마
제발
맛있는 것 좀 골라봐!


농협문을 나서는데 엄마 뒷모습이 평상시보다 더 구부정하고 무디게 보이신다
엄마의 질곡 된 인생ㅡ서럽고 힘든 삶의 여정을 어느 누가 알까
나는 그만 목이 잠긴다
엄마 늘 미안해
엄마 생각을 너무 안 했어
나는 지갑을 꺼내여 잡히는 대로 몇 푼을 드렸다
당장 이것밖에 할 수 없는 이런 나 자신이 밉고 부끄럽다
효도란 무엇인가?
나는 지척에 살면서 엄마를 잊고 살지 않았나 싶다
천리길이 아니었나?
그래서 엄마가 꿈에 그런 모습으로 다가오셨고 내 꿈을 통해 어머니를 강하게 각인시켜 주셨나 보다....
엄마!
나 갈게
자주 찾아뵐게요
손을 흔들고 뒤돌아서는데 그만 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나는 한참 동안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중얼중얼거렸다

엄마!
미안해!
정말 죄송해요
잘할게요
오래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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