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이른 아침 대전행 기차를 탔다. 몇 년 만에 타보는 무궁화열차다. 그 어떤 목적을 두고 대전을 간 것이 아니라 답답하고 복잡한 심경을 달래고자 기차에 몸을 실었던 것이다. 이리저리 헤매다가 대전에 사는 동생과 세종에 사는 형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대전중앙시장을 걸어봐요.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여기저기서 달려온다. 그들이 고맙고 감사하다. 시장 안을 기웃거리며 예전에 단골집으로 정해놓았던 이모님 집에서 수구레국밥과 오소리감투로 시작하여, 무려 6군데 업소를 전전하며 먹고 싶은 것들을 맘껏, 실컷, 골라 먹었다. 동생은 자랑스런 현풍곽씨로 조상 순위를 따지면 한참 위다. 곽씨의 핏줄이 흐르고 있어 남들보다 애틋하고 다정다감하다. 세종에 살다가 작년 후반기에 대전에 안착했으니 그동안 보고 싶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