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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이른 아침 대전행 기차를 탔다. 몇 년 만에 타보는 무궁화열차다. 그 어떤 목적을 두고 대전을 간 것이 아니라 답답하고 복잡한 심경을 달래고자 기차에 몸을 실었던 것이다.
이리저리 헤매다가 대전에 사는 동생과 세종에 사는 형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대전중앙시장을 걸어봐요.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여기저기서 달려온다. 그들이 고맙고 감사하다. 시장 안을 기웃거리며 예전에 단골집으로 정해놓았던 이모님 집에서 수구레국밥과 오소리감투로 시작하여, 무려 6군데 업소를 전전하며 먹고 싶은 것들을 맘껏, 실컷, 골라 먹었다.
동생은 자랑스런 현풍곽씨로 조상 순위를 따지면 한참 위다. 곽씨의 핏줄이 흐르고 있어 남들보다 애틋하고 다정다감하다. 세종에 살다가 작년 후반기에 대전에 안착했으니 그동안 보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만남을 미루고 참고 살았는데 몇 개월 만에 동생을 보니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다. 동생을 안 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으면 어쩔 뻔했어.
이 분들에게 몇십만 원의 돈을 써도 아깝지 않고 마음이 뿌듯하다. 곽XX 동생은 호불호가 정확하고 불의 앞에서는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여걸(여장부)이다. 그래서 용감무쌍한 여인이라고 치켜세우며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는 나이 차이가 제법 나지만 말이 통하니 언제나 다시 만날 수 있는 사이다.
다음에 조치원에 놀러 오겠다는 동생 약속을 뒤로하고 대전 투어를 마쳤다. 지금 어제 있었던 일 들을 기억 속에 남겨두니, 한 페이지의 역사가 된다. 내일은 지극히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라서 오늘 하루를 만족하며 충실히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오늘만 생각하자」 어떤 어려움과 좌절이 다가온다 해도 당당히 맞서며 끝내 이겨내는 상남자가 되겠다.
동생들이여!
다음에는 청주육거리시장에 먹방 투어를 하자고, 육거리 하면 삼겹살이 유명하잖아?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이 좋아! 근데 우리 얼굴은 왜 이리 인종차별이야.
흑백논리 같아~
크윽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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