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나는 출퇴근길에 지나가는 행인들이 차를 태워달라고 손을 흔들면 무의식적으로 차를 멈추고 친절히 동승하며 방향이 같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었다. 쉽게 거절을 못하는 내 성격 탓도 있지만 공장을 다니는 길이 버스와 택시의 왕래가 드문 시골길이라, 힘겹게 걸어가는 행인들이 안쓰러워서 (히치하이킹 포함)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들의 요구를 응해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나처럼 호의와 선행을 베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평생 후회를 달고 사는 어떤 사람의 소식을 듣고 그냥 지나친다. 초중 학생들이 손을 흔들 때면 멈출까, 말까, 갈등이 생기지만 어쩔 수 없다. 만에 하나, 사고가 나면 정답이 없다. 노인께서 차를 태워주지 않는다고 승용차를 발로 차고 망가뜨리는 장면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정신이 온전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