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내 자신과 가족을 위하여

헤게모니&술푼세상 2022. 6. 1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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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생활로 말미암아 급격히 면역력이 떨어진 우리 손자를 위하여, 물기를 닦지 않는 식판이던 뭐든 허겁지겁 대충 밥과 반찬을 담아 내 방에서 오물오물 삼키고 있는데 늦은 오후에 딸아이와 피자 한판을 시켜먹자는 마누라의 친절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찰나, 피자보다 족발이 낫지 않아! 다급히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딸아이가 먹고 싶다는 말에 찍소리도 못하고 늦게 먹었던 아침 식판을 물리치고 실컷 낮잠을 즐겼다. 행여 꿈속에서라도 복돼지라도 나타나면 좋겠다. 오늘은 할 일도 없는데 로또 사러 나간다^^

 

약속대로 거실에는 내 입맛에 맞는 청담 피자가 내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든다. 그런데 내 입이 방정이다. 우리 셋이 먹는데 너무 양이 많고 괜히 돈이 아깝겠다. 손자는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인데 뭐 때문에 대형(XXL) 옷 사이즈처럼 크냐? 마누라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음식을 남기면 내일 먹고 사위도 먹게끔 싸가지고 가면 되지? 남자가 쩨쩨하게 크기와 양을 따지고 그러냐?

 

그러면서 나에게 심간 편하게 살라면서 심한 레이저 눈빛을 보낸다. 당신은 참 이상한 사람이야? 남 한테는 있는 돈, 없는 돈, 투자하여 막 사주고 대접하는데, 언제 우리 가족과 특히 손자한테 제대로 된 선물 하나 사 가지고 왔니? 내가 언제 가족에게 소홀하고 냉담했어! 그래도 할 만큼 하고 산다.  마누라는 지지 않고 언성을 높인다. 당신은 부처님 손바닥이야! 한 달 쓰는 용돈을 다 알고 있다며 까불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이다.

 

지금 당장 손자가 제일 좋아하고 잘 먹는 수박과 달걀을 사 오라고 한다. 공장용 카드는 쓰지 말고 당신 개인카드로 긁어! 오늘은 타코 1호점 산남동에 가서 일손 도와줘야 하니까? 내 부탁과 명령대로 실시한다.^^어이없고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마누라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 떡이 생긴다"는 성현의 말씀에 바로 꼬리 내리고 동네 마트를 찾았다.

 

그런데 수박을 사 가지고 집 앞에 비밀번호를 여는데, 옆집 건물주가 오지랖이 넓게 내 가슴을 후벼 판다. 곽 사장! 수박 한 통에 얼마 줬어! 2.4800원인데요^^세종시 연동면에 가면 직접 밭에서 수박을 파는데 ,한 개에 10.000원이야~ 같이 사러 갈까?

 

엥~~각별한 친분관계가 있고 서로 도우며 사는 이웃이고 맨날 보는 얼굴인데 진작에 말씀하면 어디 덧나냐고 혼자 말로 중얼거리며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마침 마누라에게 전화가 온다. 내가 지시한 물품들을 사다 놨어! 당장 끊어^^양손이 무겁다^^ 마누라가 나에게 항상 주입(세뇌)시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싼 게 비지떡이야"

얼굴을 피자/

어깨를 피자/

허리를 피자/

다리를 피자/

봉알도 피자/

 

나는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

간에 좋은 절간을 찾았다.

우루사.

사랑하는 양파야!

오늘밤에 로또 1등 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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