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음악

세종합창단원님께 드리는글

헤게모니&술푼세상 2010. 10. 28.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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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였습니다 
회사 거래처 볼일을 마치고 대전유성을 지나 연기군 지역 초입에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길 옆에 있는 가을의 꽃잎들을 무심히 쳐다봤습니다
 (가을을 잊고 살았습니다)
차창 밖으로 비치는 가을의 상징 코스모스가 가을 끝 무렵이 아쉬운 듯 너무 가여운 모습으로 한들거렸습니다
~이제야 <10월 1일> 가을이다 그리운 사람아 가슴이 메어진다~
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가을 같지 않는 가을은 벌써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고 체념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편 저의 두 번째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조치원 <중심>한가운데 다 달았을 때 천만다행으로 국화꽃은 아직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가을의 희망이 보였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을 음악회는 탄주에 빠져 드는 것 같았습니다
(가을이 감사했습니다)
그간 우리 세종합창단원님들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많은 어려운 환경과 여건 속에 인내하고 고독했습니다
(잘 참으셨습니다)
이제 저는 내 입에 단내가 나도록 조치원 음악을 말하지 않겠습니다
지역의 주춧돌, 음악의 선구자, 음악의 행복, 합창 해피바이러스,라는 미사여구는 동원하지 않겠습니다
음악의 선접. 독식. 독주. 이런 낱말도 이젠 식상하고 비린내 나고 역겹습니다
제가 부끄러운 것이 있다면 1936년 조치원은 대전. 광주와 함께 “읍”으로 승격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치원은 대전. 광주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사통팔달은 낙후되어있고 사분오열로. 분파되어 있습니다
고향인 사람이 고향같이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저잣거리(시장) 수준을 못 벗어나는 것이 조치원입니다
예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악도 한 몫합니다
고향! 무늬만 있지(?) 소위 고향토박이가 없습니다
늘 잘난 놈들은. 손바닥에 하늘을 가립니다
소가 웃지요
나무는 보고 숲을 보지 못합니다(견수불견림)
곳간을 채어도 모잘 할판에 비어도 너무 비어 있습니다
제 말이 틀렸다면 어떤 형식으로든 논쟁하겠습니다...
세종합창단원 여러분!
그래! 어떤 때는 억울하고 서러워서 굴종의 세월이었고 어떤 때는 오해와 편견 속에 우리의 자존심까지 잃었지요
그래도 악 조건 속에 우리가 끈을 놓지 않고 식욕을 지피고 오기가 되살아 났던 것은 우리 혼성합창단의 확실한 신뢰와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사랑입니다 )
비 갠 뒤 땅이 더 단단하게 다져지듯이 어려움 뒤에 오는 기쁨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마음의 양식이 되었습니다
주어진 현실 속에 최선이라는 단어를 빌려놓고 최선을 다하는 우리 세종합창단원님들을 생각하면 진정 사랑을 드리고 존경을 드려도 모자랍니다
저는 감히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고 노래를 하는 것은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고 삶을 아름답게 하기 위함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음악을 가까이하는 사람들입니다
좋은 노래도 들을 줄 알고 부를 줄도 아는 사람들입니다
음악의 폭도 넓은 사람들입니다
이제 음악회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과정과 결과는 반비례합니다 그만큼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반복적으로 숙제하고 연습해 왔던 가을 연주회 <레퍼토리>를 최선을 다하고 열정적으로 임하고 발휘합시다
마음껏 역량을 쏟아냅시다
누구 말처럼.. 음악을 피하지 말고 즐기는 음악회가 됩시다
이제 시간은 몇 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 가을연주회를 귀하게 멋지게 살립시다
Time is goId Time is money 우리에게 주어진 귀한 시간입니다 
귀하고 의미 있는 음악회입니다
가치 있는 제2회 가을연주회를 만들어 갑시다
님이여! FinaIe 그리고 有終의 美를 거둡시다
이번 가을연주회는 우리들의 축제장으로 만들어 마음껏 축배의 잔을 높이 들어봅시다
감사합니다
2010년 10월 28일
시월 어느 멋진 날에  
곽기종 드림
 
공자선생 왈!!  음악의 아름다움이 이처럼 극진함을 내 일찍 히 생각하지 못하였도다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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