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일관 선생님 별장에서 (대보름달) 며칠간 공장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나가 봐야 살 떨리는 공장 분위기에 금방 무기력해지고 나도 모르게 울화통이 터져 버리기 때문이다. 거의 가동이 멈춰버린 공장 현황 앞에 당분간 공장 풍경을 안 보고 사는 것도 심간이 편할 것 같다. 온종일 침대와 거실과 옥상을 놀이터 삼고 심심하다 싶으면 철 지난 책들을 다시 보기로 복기한다. 얼마 만에 보는 황석영 작가의 무기의 그늘인가? 우리의 참담한 분단 현실과 월남전의 부채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현대사의 걸작인데 엉뚱하게도 내 생체적인 물건과 무기의 그늘진 삶으로 둔갑시킨다. 생각이 깊으면 골치가 아픈법~TV 바보상자와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데 나에게 글쓰기를 권장했던 맹일관 시인님께서 미리 약속한 장소를 급 변경한다. 곽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