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룬 오밤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 #읊조리며 유언을 남깁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은 없습니다 유언 / 박기원 내 죽거들랑 비석을 세우지 마라 한 폭 베 조각도 한 장의 만가 도 통 걸지 마라 술값에 여편네를 팔아먹고 불당 뒤에서 친구의 처를 강간하고 마지막엔 조상의 해골을 파 버린 사나이 어느 골짜기에 허옇게 드러내 놓은 채 개처럼 죽여 자빠진 내 썩은 시체 위에 한 줌의 흙도 아예 얹지 마라 이제 한 마리의 까마귀도 오지 않고 비바람 불며 번갯불 휘갈기는 밤 내 홀로 여기 나자빠져 차라리 편안하리니 오! 악의 무리여 모두 오라 ? 내 아들 딸아! 새삼 부탁한다. 내가 죽거든..... 절대, 장례 를 치르지 마라. 일체, 부고 를 알리지 마라. 아예, 흔적 을 남기지 말라. 오는 길 힘들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