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름휴가 일기(첫째날)

헤게모니&술푼세상 2010. 8. 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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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와 다르게 올 휴가는 내게 있어 제법 긴 5일을 잡았다

7월 31일~8월 4일까지 

나는 진작부터 내 나름의 휴가의 구상과 계획을 짰다 

열심히 일했으니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마음껏 휴가를 즐기리라

정말, 바쁜 생활 때문에.. 차일피 미루어왔던 나만을(?) 위한 나 홀로 여행 1박 2일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 휴가를 통하여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적인 나의 생활에 새로운 충천이되고 원기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도 강하다

 

7월 31일 토요일 첫날

나는  이른 아침 7시에 일어나 설레는 마음으로 단 하루만 필요한 몇 가지 필수품을 가방에 구겨 넣으며  집을 나섰다

서해안 대천해수욕장에 가기 위해서다

그곳에는 미리 돗자리 깔고 휴가를 즐기고 있는 주변 지인(형님) 가족들과 만남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차는  청양 사거리를 지나 보령시 초입에 들어서고 있었다

아!!

그 순간 한통의 휴대전화가 그만 산통을 깬다

거래처다

급해서 그러니

제품 좀 갖다 달라고 한다 

다분히 당연한 것처럼 당당한 목소리다

아니

해마다 나는 될 수 있는 한 거래처들의 휴가 날짜에 맞추어 내 휴가를 정하고 미리 통보까지 해주었는데 기가 막히다

이게 무슨 얼토당토 황당한 얘기란 말인가?

어휴~

알았습니다..

제기랄 이럴 줄 알았으면 거레처  전화는 받지 말아야 하는 건데. 

문득 하청공장과 도급 공장은 서러움과 비애의 산물이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곧 도착할 거라고 방금까지 형님과 통화를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개인적으로 고마운 형님 가족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끝내 어겨야 하는 내 심정은 찹찹하다 못해 무능스럽기까지 하다

형님께 이러쿵저러쿵  자초지종 말씀을 드렸다

죄송해요,

늦게라도 거기로 갈게요

괜찮아!

공장일이 중요하지!

걱정 말고 운전이나 조심해

오지 마!

오후에 짐 챙길 거야!

그럼 형님 다음에 찾아뵐게요,

차를 돌려 공장으로 오는데 괜히 나 자신을 향한 울화통이 치밀어 온다

바보  멍청이 하청공장 ㅡ 핫바지ㅡ

제품을 납품하고 나니 오후 1시경... 반나절이 훌쩍 지나친다.

이왕 이렇게 된 것 공장에서 일이나 하자고 막상 공장문을 열었는데 헐~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폭염이다

도저히 일 할 수가 없어 사무실에 드러누워 멀뚱 천장을 응시할 뿐이다

휴, 시작부터 어긋나고 삐딱스럽게 흘려가는 것 같아 마음이 싱숭생숭 편치 않다

그래 언제 내가 맘 편한 휴가가 있었던가, 하는  자포자기 같은 생각이 가슴속 스며들고 있었다

마침  마음도 다스릴 겸 해서 틈틈이 읽어보던 책을 다시 펼쳐본다

김형경 치유 에세이 (천 개의 공감)

절망적인 사람들에게 희망의 길을 제시해 주는 따뜻하고 공감되는 글이다

필독을 권할 만한  책이라 말하고 싶다

책 한 권을 읽고 나니 아까, 무겁고 칙칙한  마음이 한결 가볍고 상쾌하다

또 다른 나의 색깔..

늦은 오후 나는 합창단 반주자의  피아노 학원 개원식에 참석하여 앞날을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었다

내 기분이 한 뼘 더 좋아진 것 같다

아주 어렸을 때 봤던 꼬마 숙녀가 예쁘게 자라나 이제는 미모를 겸비한 실력 있는 피아니스트가 되어

그것도 충북 신도시 <오성 생명과학단지>에 < l LOVe  PIANO > 간판을 알렸으니 참 기특하고 대견스럽다

반주자의 피아노 실력만큼이나  그 사업터 위 에도 나날이 발전하고 승승장구하길 두 손 모아 빌어본다

나의 휴가 첫날은.... 날씨로 빗대어 보면 (흐린) 뒤 (갬)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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