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름휴가(1박2일)

헤게모니&술푼세상 2010. 8. 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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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조치원에서 지금 가는 목적지 대관령 정상까지 거리가 약 270여 키로다

 

사업상 수많은 장거리 운행을 해봤지만 휴가 피그 철에 강원도를 간다는 것은  솔직히 엄두가 안 난다 제기랄 어제 계곡에서 술 좀 덜 먹을거리 월요일(8월 2일) 오전(9) 시가 되었는데 취기가 남아있다 평창에 있는 친구와는 정오에 도착할 거라고 호언장담까지 했는데 아직까지 이불 속이다 오래전부터 나 혼자만의 계획한 나 홀로 여행인데 아무래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 같다 나는 두 시간이 지난 후 가까스로 일어나 운전대에 손을 잡는다  이런 날에는 내비게이션이 필요 없다 내 짐 각과 감각에 맡겨 나의 운전의 경력과 경륜을 십분 발휘할 때다 그래, 복잡하고 정체되는 강원도길은 무조건 국도를 이용하는 거다 나는 청주 외곽도로를 빠져나와 34번 음성, 충주간을 달리다 주덕에서 새롭게 단장된 새로운 길 충주 산업도로를 거쳐 원주방향으로 달렸다 제천, 영월을 걸쳐 지나가야 빠르고 정상적인 코스인데 원주, 횡성을 향한 19번 도로다 내 예감은 적중했다 한산한 도로다  나는 운전하면서 늘 생각하는 건데 대한민국 땅에서 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은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싼 자동차값 비싼 기름값 비싼 자동차 세금, 더 나아가 마치 연좌제처럼 느껴지는 각종 카메라, 과속카메라 경찰 몰래카메라 등등 완전 먹잇감이다 옛날에 비해 비약적으로 차의 성능과 도로 사정은 일취월장했건만 6~70년대의 사고 수준에 머물려 있다  요즘 차들의 성능은 150킬로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데.. 도로 속도 제한은? 어이상실이다 편도 1차선 경우를 보자 죽을 때까지 60킬로 이하다 고속도로는 어떠한가! 120킬로 이상을 밟았다가는 그 차는 딱지 폭탄이다 그러니까 고속도로에서 가끔 경운기(?)를 보게 된다 배짱 좋게 1차로를 경운기 속도로 달리는 차들을 말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고속도로는 고속으로 달려야 한다 아우토반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차는 쌩쌩 힘차게 달려야 한다. 누구 말대로 과속을 하든 신호위반을 하든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운전자의 생각 <불량&사고>을 벗어날 수 있게끔 유연하고 슬기로운 교통정책을 세워야 한다 운전은 순전히 운전자의 양심에 달려있다 시대는 갈수록 양심적으로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차를 소유하는 것이 무슨 (봉)이냐? 운전자에게 많은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입안자들이여! 책상머리에서 제발 기존의 법을 따지고, 새로운 법 골몰하지 말고 오늘도 도로에 나가는 운전자들에게 두려움과 짜증보다는 무한한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세상을 만들라! 지금 나는 왜 운전에 대해서 이렇게 많은 지면을 할애하는지 모르겠다 6년 동안 경찰한테 딱지 한번 끊긴 일 없는데 말이다 <웃음> 이런저런 생각 <오지랖> 끝에 친구와 접선하기로 했던 평창 대화면에 도착하니 시계는 오후 3시 13분을 가리킨다 생각보다 빠르게 온 것 같다 이곳까지 정확히 2시간 50분 정도 걸렸다 평창이 고향인 친구와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지체 없이 또 운행이다 그나마 친구가 동행해주어 내 목적지 가는 길이 훨씬 수월하다 정선 방향 모릿재길 터널을 지나는데 수려하고 울창한 숲이 경관을 이룬다 강원도의 산들은 언제 봐도 아름답고 경이롭다 내 애마 RU 차는 굽이굽이 돌아 돌아 언덕길 내리막길을 아량곳 없이 잘도 굴려간다 요즘 차 성능은 정말 (good)이다 한참을 달려 드디어 목적지 대관령 정상에 도착하니 대낮인데도 온통 짙은 안개가 뒤엎어 앞을 분간 못할 지경이다 정상에서 그림 같은 풍경도 보고 나 혼자만의 상상의 세계( 센티멘탈 )에 빠져 추억을 묻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준비한 와인과 잔을 꺼내어 나는 친구와 갖은 폼을 잡으며 쨍그랑 잔을 부딪쳐본다, 우정과 낭만을 위하여! 온전한 휴가를 위하여! 기분이 찢어질 만큼 좋다  비록 짙은 안개는 옥에 티가 되었지만 대관령 정상에서 나는 친구와 함께 두 팔 벌려  더더덕 붙어있는 세상의 때를 마구마구 털어내며 오래도록 새로운 세상의 맑은 공기를 한없이 들이켜고 있었다  그러기를 한참 후.. 제7회 대관령 국제음악제를 찾았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아름답고 예쁜 유럽풍 건물로 잘 꾸며져 있었다 서울 예술의 전당과는 규모면에서 비교할 수 없지만 그림 같은 콘서트홀 내부는 예술의 전당을 능가하는 것 같다 내부 공간 <갤러리> 배치는 황홀함이 더한 환상 그 자체였다 관객을 위한 배려심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었고 특급호텔과도 손색없이 견줄만한 화려한 레드카펫 퍼레이드는 감동의 물결이다 깨끗하고 안락한 넓은 공간은 내 입을 쩍 벌리게 만들고 말았다 이렇게 멋진 콘서트홀은 처음 본 것 같다  오래전부터 이곳에 오고 싶었고 최상의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최고 음악을 듣고 싶었다  출연진들도 화려하다 강효 예술감독, 바이올린 정경화  첼로 정명화  지휘자 박정호 피아노 김선욱 등등 그리고 외국 저명 연주자들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렌다 아! 그러나 이건 아니다 하필 8월 2일 저녁 공연은 학생 음악회다 물론 한국예술 종합학교 줄리어드 각국 예술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 구성된 음악회지만 나는 솔직히 저명연주가(티겟 R50000원) 시리즈를 듣고 싶었다  브람스 현악 6중주 , 오리지널 사계 비발디 사계 ㅡ나는 클래식 음악의 깊이는 잘 모르지만 이곡들은 가끔 들어 본 적이 있다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저명연주가, 떠오르는 연주자, 음악가와 대화는 주말 <토, 일>에만 볼 수 있다니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이 공연하는 음악회 <Pm8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나는 무거운 발길을 돌렸다 짙은 안개길이 염려되었고 한편 친구 고향집에서는 우리를 마냥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몇 곡 들은 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오던 길을  다시 40여분을 달려 친구 고향집에 도착하니 앞마당에는 삼겹살 파티가 시작되고 있었다 "집 옆에는 큰 계곡물이 흐르고~ 한적한 산간 골짜기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벌꺽 들이키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는 것 같다 친구와 나는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었다 강원도 하늘길에 달보다 별이 보일 때까지... 마시고 또 디리붓고 마셔댔다 한참 후 눈을 크게 떠 보니.. 술잔 시작부터 간간이 내리던 이슬비는 사라지고 신기하게도 하늘에는 몇 개의 별이 떠 있었다 평창 백적산 한가운데 골짜기에서 우린 세상을 안주삼아 한없이 시간을 죽이고 또 죽여야만 했다 아! 아! 켜켜한 세월이여! 인생의 무상함이여! 이 또한 지나가리니~  그러나 참으로 내 가슴이 미어지고 절절했던 것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친구 부모님께서는 정정하시고 매사에 활동적이셨는데 이제는 두 분 다 제대로 거동을 못하시고 거의 드러누워 계신다는 사실이다 사회복지사 도우미 도움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신다는 걸 생각하니 내 마음이 시리고 아프다. 땅이 수천 평 있으면 뭐하나!  부모님은 저러고 계신데... 친구 독백이 안쓰럽다 늙으면 아프고 병든 게 인생이라고 말하지만 죽도록 자식을 위해 고생만 하다가 어느 날 둘이 아닌 각자 혼자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인생살이가 잔인하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진심을 다하여 큰절을 올렸다 ㅡ아버님! 어머님! 건강하시고 오래 사셔야 합니다, 제가 자주 이곳에 올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주세요 적 백산과 친구 고향집을 뒤로 한채 나는 나만의 1박 2일의 휴가를 끝내고 있었다

 

나의 2010년 여름휴가는 어떤 감동이라기보다 깊은 의미를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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