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우리가 살다 보면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람이 있잖아요.
"서울에 사는 최인재"
친구를 만난 지가 10여 년이 넘었고 코로나 이전에는 그녀가 <4년 전> 조치원에 내려야 술잔을 비우고 채우며 1박 2일을 머물다 갔지만 길어지는 코로나19 <역병>때문에
간간히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기나긴 소통과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아침부터 조치원역에서 영등포역으로 가는 (지정석) 기차는 거의 불가능이고 강남행 직행버스마저 매진인데, 나는 우리 친구에게 달려가고 싶어 어떤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2월 마지막 주와 겨울이 서서히 물러가는 계절에 모처럼 친구와의 만남의 약속을 모른 체할 수 없었습니다.
직접 조치원역 매표소에 오면 입석을 끊을 수 있다는 철도청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정오 12시경에 조치원역으로 향했습니다
조치원에서 출발시간은 13시 58분이고 영등포역 도착시간 15시 25분입니다.
친구와 접선시간은 17시 30분이며 약속 장소는 구로동 디지털 산업단지입니다.
이처럼 지루하고 답답하고 여유로운 시간은 근래 들어 처음인 것 같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남아돌아 조치원 시내를 걸어 다니며 오지랖을 떨었고 영등포에 도착하여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며 서울의 뭉개 구름을 내 얼굴에 당겨 묻었습니다.
44년 전 즈음, 서울살이를 청산하고 조치원에 정착하고 살면서 서울은 많이 갔지만 구로구 구로동은 처음입니다.
70년 초에는 영등포구 구로동이었는데 이제는 인구가 수십만 명의 눈부신 구로구 특화산단의 지정구역이 되었습니다.
구로디지털 산업단지에 도착하니 예전에 구로공단의 공돌이와 공순이가 생각이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고 가슴 한편 말 못 할 젊은 날에 회한의 눈물이 밀려왔습니다.
계집애!
하필 만남의 광장을 한 많은 구로동으로 정했어?
72년 11월에 전라도 영산포역에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야만 했던 아픈 사연들과 구로공단에서 서럽고 쓰라린 추억들을 소환하니 구로디지털 단지에 덩그러니 놓인 벤치에 그만 털썩 주저앉아버렸습니다.
나도 모르게 두발에 힘이 빠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조세희 작가께서 구로공단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난쟁이가 쏘아 올린 공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이제는 나 혼자만 목숨을 유지하며 아직도 살아남은 존재의 이유라는 착각과 모순에 빠져, 뜻 모를 한숨을 내 쉬었습니다.
차후에 SBS 스페셜에 내 인터뷰가 실린다면 구로공단의 삶과 죽음을 세세히 알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여기에 장문에 글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친구는 나를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안내했고 낯설기만 하는 고급진 와인 술에 멋들어진 풀코스 요리를 마음껏 목구멍에 쑤셔 넣었습니다.
코스요리가 여자의 비너스처럼 부드럽고 유연하여 살살 녹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토록 만나보고 싶은 친구였기에 찰나의 순간에 잠시나마 미쳐 날뛰는 것도 인생의 즐거움이고 보람이었습니다.
마침 친구는 친여동생을 데리고 나와 구로동 먹자골목에서부터 영등포 역 주변에 있는 포장마차의 골목길을 훑어가며 밤이 늦도록 세명은 4차까지 불금의 술잔을 놓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술푸는 세상이 된 것은 우리는 또 언제 만나게 될지 기약이 없고 인생의 앞날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내 두툼한 지갑이 얇아졌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듯, 친구와 함께 했던 1박 2일 서울여행은 저승에서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아직도 긴 여운과 미련이 남아돕니다.
구로공단....
여기를 다시 오다니?
친절한 서비스가 몸에 배어있다.
사람들은 우리가 나이에 비해 늙지 않았다고 말을 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고 있다.
솔직히 나는 포크와 칼질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곳은 소맥이 없어 ㅠㅠ
스테이크는 최상의 맛
간판식당이 감회가 새롭다.
아직도 옛 구로공단 터가 남아 있다.
2차는 탕탕이 낙지횟집
3차는 영등포에서 매운 곰장어
4차는 호텔에서 잠깐 입가심..
친구의 여동생을 위해 방 두 개 얻어, 그들에게 편안 잠자리를 만들어 줌....
다행히 전날에 세종으로 내려오는 새마을 좌석기차표를 끊어 편하게 집으로 올 수 있었다.
친구야!
우리 건강하자.
그래야, 다시 봄?
반응형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는 날까지~~ 파이팅하자!! (0) | 2024.02.29 |
---|---|
삼남매◇◇◇ 번개팅♡♡♡ (4) | 2024.02.28 |
조치원 페리카나와 욱일포차(♡♡) (4) | 2024.02.26 |
남자는 가슴으로 술을 먹는다. (2) | 2024.02.24 |
세종시< 을구>강준현 단수공천 (0) | 2024.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