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뒷동산에도 시나브로

헤게모니&술푼세상 2022. 3. 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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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바라본 뒷동산」

「나의 발걸음은 곰비임비다」

 

 

 

주말이면 형님과 산책용 수준으로 오르락내리락한다. 빠른 동작을 취하면 정상과 하산의 왕복거리는 40분이면 족하다. 산행을 더하고 싶다면 오봉산 쪽으로 걷다가 고복저수지 입구로 빠져나오면 된다. 산길에 흠뻑 젖다 보면 시원한 바람소리와 까르르 웃어대는 낙엽소리가 다정다감하다. 간간히 지지배배 울어주는 이름 모를 새소리는 적막을 깨트리고 작망을 쳐준다. 이처럼 아름다운 산새는 한뼘도 놓치치 말고 마음껏 힐링하라고 내 울타리를 쳐준다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은 대소사 때문에 산길을 걷지 못했지만 마음은 항상 산꼭대기 정상에 서 있다.

 

그런데 하필 오늘은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우비입고 등산을 하면 뒷동산은 아마도 2004년 2월 25일을 기억하며 큰소리로 꾸중하지 않을까? 나는 그날 앞뒤 가리지 않고 정상 중턱을 한참 바라보다가 곧바로 소나무에 밧줄을 동여매고 내 얼굴을 밀어 넣고 있었다. 더 이상 비굴하고 비겁하게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동네 후배에게 발견되어 가까스로 살아남는 자가 된다. 형님! 자살이 쉬운 줄 알아/ 가족에게 민망하지도 않아/ 이웃에게 불편하게 만들지 마/ 형님은 아직 젊어요/ 숨쉬는 방법을 찾아봐요/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다시는 거들떠 보지 않는 뒷산인데 그것도 십수 년 만에 이제는 형님의 권유로 뒷산 현장을 스스로 찾아들었다. 솔직히 덤으로 사는 18년 세월은 감개무량보다는 깊은 한숨과 회한이 밀려온다.

 

 

나랑 한살차이 좋은 형 ~의리 짱♥♥

오늘은 산행보다 낮술로 시간을 때우겠다. 그러면서 분명 산마다 이름(지명)은 있을텐데 나는 "왜 뒷동산이라고 부르는가"를 곰곰이 생각하며 차근차근 수수께끼를 풀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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