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31주년 결혼기념일

헤게모니&술푼세상 2021. 4. 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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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에게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세상은 이래 저래 한 세상이라는 거지요?
미우나, 고우나, 우리는 다시 1번뿐이라는 겁니다.

우리에게 4월 7일은 특별한 날입니다.

연기군 합창단 모임에서 단 한 번에 눈이 맞아 일사천리로 백년가약을 맺혔죠. 비록 우리의 첫 스타트는 조치원 서울예식장의 공간처럼 남루하고 허름했지만 날마다 일소일소하며 1등 가정사를 만들자고 다짐했죠.

31년 동안 시련과 굴곡이 많았지만, 앞만 보고 힘껏 달려온 것은 분명합니다. 착하고 예쁘게 자라준 아들과 딸이 있었기에 우리의 달성과 목표치가 가능했습니다. 아직도 갈길은 멀지만, 더 이상 물러설 것도 없고, 절대로 실망과 좌절은 없습니다.

우리 부부의 운명은 통이 정해진 것처럼 불가역적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녁에 나는 젊은 시절로 돌아가, 백바지 입고, 페라가모 신고, 생태탕을 먹고, 오리발을 내밀고 싶지만, 이미 틀린 것 같습니다.

결혼기념일은 눈감아 버리자고요?

부산스럽게 서울의 봄을 맞이 하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막무가내 쏟아내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것 만큼은 잊지 말고 살기로 해요. 우리에게 초심과 진심은 케케묵은 식상한 소리에 불과합니다.

이제는 중심이라도 잡고 남은 "생애"에 의미를 두고, 최선을 다하며 전진하고 또 전진합시다.

「그동안 고생하셨소」

나는 여전히 당신을 보면 "평생"이란 단어만 생각합니다.(웃음)

1990년 4월 7일 조치원읍 서울예식장 당시 우리 부부는 가난했지만 합창단 단원들이 단복을 입고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켜고 최상이 축가곡을 불러주었다. 그때 단원을 만나면 밥 한 끼 사주고 싶다. 왼쪽 친구는 모든 악기를 다재다능하게 다룬 천재적인 무지션이었는데 지금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사는지 감감무소식~~ 내 옆에 있는 친구는 가장 좋아했던 1500원에 추억 김은수다. 벌써 세상 떠난 지가 17년이 되었구나? 보고 싶다~ 엄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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