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더블침대

헤게모니&술푼세상 2020. 1. 10.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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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결혼생활 30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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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부터 나만의 개인의 방을 갖고 싶었다. 1999년 5월 15일 그날을 잊지 못한다. 조치원역 뒤쪽에 대규모 <1260세대> 아파트가 준공되었다. 당시 연기군 <세종시>에 최고와 최상의 아파트였고 꿈의 궁전이었다. 청주시도 갖지 못한 25층과 20층으로 설계된 대단지 아파트였다. 우리 부부는 그동안 고생해서 모은 돈으로 꿈에 그리던 내 집 마련을 했다. 어린 아들과 딸은 각자 방을 가졌고 나머지 한 개의 방은 내 차지였다.

 

그때 싱글 침대에서 처음 잠을 청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었다. 4년 전 아파트를 세놓고 나오면서 모든 살림살이를 거의 버리고 나왔지만 단 두 가지만큼은 짐 싸가지고 왔다. 겨우 남은 1500권의 책과 오래된 내 침대였다.

 

정확히 20여 년 만에 침대를 교체했다. 싱글에서 더블로 말이다. 이젠 몸 상태도 그저 그렇고 무엇보다 넓은 침대에서 편하게 잠을 청하고 싶었다. 저녁 6시부터 사위와 내 방에 있는 잡동 서니를 깨끗이 치웠다. 막상 20년을 사용한 침대에다 폐기물 스티커를 붙이니 묘한 감정이 스며든다.

 

내 방에 방드리를 했으니, 당연히 한턱을 쏘아야 하지 않겠나.? 닭볶음탕으로 저녁을 먹고 밤 10시쯤에는 간식용 피자로 사위와 딸의 수고스러움을 달랬다. 애들을 보내고 나 혼자 책 정리를 하니 자정이 훌쩍 넘어선다. 방금 전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니, 세상의 모든 것을 얻는 것 같다. 더블침대가 푹신푹신하고 쿠션이 베리베리 굿이다. 요즘 들어 가위에 눌러 불면의 밤을 보냈는데 오늘 밤은 유난히 꿀잠을 자지 않을까?^^

 

침대는 과학이 맞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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