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엊그제 어느 분 장례식 길
저는 처음으로 서러워서 울컥했습니다
돌아오는 발걸음 무겁고 버스 안에서는 온통 엄마 생각입니다
옆에 지인이 있어 눈물만 흘릴 뿐 소리내어 울지는 못했습니다
왜냐구요
엄마! 당신은 썩어 뒤집어지고 뒤집어진 신상한 세월 그리고 켜켜히 쌓인 한 많은 인생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
제 나이 열두살 어느날 청계천 2층 봉제 공장에 버려졌을 때, “반드시 널 찾으로 오마”
36살 청상과부 ㅡ당신은 괴로울때나 서러울때나 아픔을 당할때나 어디에 있든 우리가족 주위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1972년 서울 문래동 어느 여인숙집에서, 일년에 한두번 우리가족 4남 2녀가 모였을 때
엄마는 애기했죠
단세포적인 말씀......
지금은 가난하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절대 호로자식이라는 말은 듣고 살지 말자
엄마 말씀에 우리 남매들 서로 꺼안고 얼마나 슬피 울었는지......
그래서 엄마는 굶으시면서 어린 우리 자식에게 끼니를 잇게 안간힘을 다하셨고
당신의 슬픈 눈물을 감추시려고 항상 곱고 쓴웃움을 주시지 않으셨나 생각합니다
그때 우리 육남매 서럽고 눈물나고 아니 세상 냉대와 좌절 속에 살았지만
자나깨나 착하게 살라는 엄마의 한결같은 말씀이 지금 우리<형제>들을 있게한 원동력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엄마! 엄마! 엄마만 생각나면 눈물이나.
울어도 울어도 눈물이 나는것이 엄마야!
왜! 우릴 버리지 않았어!
바보같이!! 처음 물어 본거야
아버지는 공무원이셨고 엄마는 <방년 >스무살쯤 영등포 방직공장에 다니셨던 신세대 여성이었잖아
생각있는 분이 왜! 왜!!
엄마!
시냇물의 흐름을 막을수는 있어도 세월의 흐름은 묶어 놓을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무심히도 흘러버린 세월이 곱던 엄마의 얼굴에 굵고 가느다란 자국들을 만들었습니다
불과 몇년전 만해도 엄마품은 풍성한 포근함이었습니다
얼마전 엄마를 안았을때 가슴 미어진 절벽입니다
유독저(둘째) 만 포옹을 허락 했던 당신
이제 자식 앞에 부끄러움입니까?
이제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얽히고 설킨 삶의 엄마의 자국들 세월의 지나온 흔적들이 잔인합니다
엄마!
지척에 살면서 엄마가 계신 그 길이 천근만근입니까?
부끄럽고 죄송하고 죽을만큼 험한 계곡입니다
지워 버릴수만 있다면 모두 지워버리고 정말이지 나에게 있어
지금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엄마 얼굴 인자하고 자상한 엄마 얼굴만 있었으면 합니다
엄마!
더우면 옷한겹을 벗으면 되고 추우면 두꺼운 코트를 걸치면 되고
몸이 아프면 병원가서 주사한대 놓으면 되는것이 세상 이치이고 정석입니다
근데 제 가슴 속깊이 풀수 없는 응어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어쩔수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하니,엄마와 똑같이 썩어 문드러질 인생이예요
엄마! 저는 큰 불효를 하고 있습니다
상현이 아빠야
잘 살지?
엄마는 항상 그뿐입니다
서로 이해하고 잘 살어
그 말이 무엇을 말하는지 무엇을 표현하는지 무슨 의미를 주는지 전 잘 알고 있습니다
오직 한마음 자식 잘되길 비는 엄마의 마음
엄마?!
엄마의 사랑
이제 전 그 모든것을 무엇으로 보상해야 합니까?
남는시간보다 떠나는 시간이 더 다가 오는데
엄마는 기다려 주지 않는데...
부모 마음은 부모가 되면 안다고 했는데
내 자식 사랑 할 줄만 알았지
엄마 생각 안했어
엄마!
오늘도 엄마집, 곁을 그냥 지나칩니다
불효자식을 용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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