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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명절처럼 온 가족이 오손도손 모여 대표음식 김치를 만드는 풍습이 사라져 가고 있다.
5년 전 이맘때쯤 장모님께 처가 쪽 식구들을 모여 놓고 선전포고를 하셨다.
이제 1년 치, 김장김치는 각자 알아서 해결하고 책임지라는 명령이었다.
제일 먼저 쌍수 들어 환영했던 우리 부부는 앞으로 배추포기수에 고민과 걱정할 일이 없겠다.
4가족이 두 가족으로 줄어드는 판국인데 굳이 김장 담그기에 "힘쓰지 않는다"라는 해방구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쉬운 결정인가?
출가한 딸과 아래층 방에서 생활하는 아들이 엄마표 김치가 먹고 싶다고 성화를 부릴 때면, 김장김치의 각자도생은 흐지부지되고 무용지물이다.
부모마음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손수 배춧잎을 소금에 절고 깨끗하게 씻고, 맛있는 김치를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의에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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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김장철
#왜 그래요
#김치녀
나와 집사람과 무미건조한 대화다.
올해는 김여사 혼자서 김장김치를 담근다며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어디 싸돌아 다니지 말고 일요일 저녁에 배추절임을 같이 하잔다.
내게 심한 독감이 쳐들어왔는데 괜찮겠어?
마스크 94 쓰고 말없이 시키는 대로만 하라구,
비몽사몽 한 정신머리로 물에 젖는 배추를 한참 동안 만지니, 양다리가 휘청거린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보인다고, 우리 둘이서 의기투합을 하니 약 40 포기 배추 1차 작업을 마친다.
김장철 씨
또 왜?
지금 김치녀가 매우 피곤하니 새벽 1시쯤에 배추 뒤집기 한판 좀 해줘?
알았어
알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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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일요일 아침에 장모님과 처제가 팔을 걷어 올리며 김치버무리기에 동참한다.
견디기 힘든 독감 때문에 천근만근이 되어버린 나는 틈틈이 뒷일을 도우며 김장 담그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매번 느끼는 감정이지만 김장철에 김치녀의 고생과 수고스러움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되겠다.
그러면서 돼지수육과 생굴에 눈이 뻔적이고 자꾸 손이 간다.
게다가 점심으로 나온 동태탕과 겉절이김치는 독감이 무색할 정도로 군침이 돈다.
양념재료가 탁월하니 무엇인들 맛이 없겠는가?
늦은 오후에 김장김치는 마무리 되었고 비로소 한시름을 놓았다는 뿌듯함에 내 자신이 대견스럽다.
당연히 처제집과 딸집으로 김치와 알타리 무를 챙겨 몇 통을 보냈다.
나머지는 김장들은 우리 집 식구와 아들가게의 직원과 함께, 맛있게 먹을 일용할 양식이 된다.
이번 김치는 짜지 않을뿐더러 "아삭아삭" 새콤달콤하다.
솔직히 우리 부부는 신김치와 묵은지를 싫어하는 편이라, 일 년에 고작 김치 다섯 포기를 정도를 먹을까 말까 한다.
2024년에는 김치맛에 푹 빠져 내 몸속의 혈관 맑기에 일조를 해보고 싶다.
김치가 만병의 통치약이라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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