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음주운전 알고도 모른척~

헤게모니&술푼세상 2022. 7. 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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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길면 읽지 마세요.

#낮술

사실 여부는 이랬다. 

증평에서 맨홀(단관) 제품을 가득 싣고 공장으로 돌아오는데, 지인의 급한 용무의 전화와 메시지가 뜬다. 급히 차를 족구장만 크기의 갓길에 멈추고 차의 기어를 중립에 놓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의지 한 채, 상대방과 전화를 주고받는데 갑자기 시동이 꺼지며 강한 충격이 뒤에서 감지된다.

안전벨트를 착용했지만 내 몸이 앞 유리창으로 쏠릴 정도로 한순간의 찰나였다. 만약에 내 차가 빈차였고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면 어떠한 상황이 펼쳐졌는지는 나도 모를 일이다. 

급히 차에서 내려 적재함 쪽으로 가니 그것도 고급 (약 8.000만 원) 승용차에 신형 새 차가 내 차량의 꽁무니를 그대로 박고 서있다. 승용차에 내린 사람은 허스름한 나이에 허스름한 옷차림을 갖춘 50대 중반의 여인이었다. 

그런데 여인의 입에서 술냄새가 내 코끝을 자극한다. 아마도 밭일을 하다가 누구의 부름을 받고 낮술 몇 잔을 하고 차를 몰다가 그대로 내 차와 추돌을 했던 것이다. 그 여인의 말인즉슨 미쳐 브레이크를 밟지 못해 사고 원인을 제공했다며 연신 머리를 90도 각도로 조아린다. 

일단 내 차량 상태를 살펴보니 곳곳에 흠집만 있을 뿐, 상대방 차량은 범퍼와 보닛이 옴팍 찌그러져 대충 견적이 200만 원가량이 예상된다. 솔직히 나도 사람인지라 심한 갈등과 번민들이 일순간 맴돌았다. 

여인은 빼도 박도 못한 음주운전자다. 이참에 봉 잡을까? 호구 취급할까!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볼까? 

그러나 비열하고 교활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한마디 했다. 음주 운전하지 마세요. 알고도 모른 척해드리겠어요. 귀하께서 우리 공장의 근처 마을에 사시는 것 같네요. 안면이 있어요.!

아저씨! 정말 죄송하고 미안하고 잘못을 했습니다. 앞으로 조심하게 올바른 운전을 할게요. 눈빛을 보니 진정성 있게 반성하고 다짐하는 여인을 보니, 그냥 보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경찰서에 신고하면 뭐 할 것인가? 따끔하게 훈계하고 혼냈으면 한 번쯤 눈감아주는 것도 세상이 돌고도는 필요악이 아닌가? 차의 시동을 걸고 100미터 이상을 달리는 데 1톤 차 백미러에 비친 여인은 계속해서 허리가 땅에 닳도록 내게 인사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절대로 온정주의자와 방임주의자가 아니다. 경미한 사고였고 나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무엇보다 음주의 아픈 과거가 있었기에 눈감아 드렸던 것이다. 

공장에 도착하여 옆 사장에게 차량사고를 얘기했더니,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곽 사장이 성인군자야~ 입장을 바꿔 사고가 났어 봐? 당신은 #신세 조져^^ 최소 50만 원은 받고 보냈어야지? #착하고 멍청하게 살지마(웃음)

당신의 차량 후미등이 금이 생기고 밀려들어갔는데, #그냥 보냈다고^^ 쯧쯧 혀를 찬다. #됐어요. 내 화물차만 잘 굴러가면 돼요! 앞으로 그 여인이 나의  판단과 결정을 잘 배웠으니, 지금부터 반성하고 멀쩡하게 운전을 잘하면 그걸로 만족해요. 

 

톡톡히 학습효과를 배웠을 겁니다.

 



「음주 운전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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