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부여 은산면 형님댁에서

헤게모니&술푼세상 2021. 11. 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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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두 공기를 먹다니 ㅎㅎ

옥상에 올려놓고 파다듬고 봉다리커피 한 잔과 우리 양파와 놀아주기^

 

아침에 일어나니 아내는 다짜고짜 부여 형님댁에 가자고 한다. 뭐하러? 배추, 무, 고추, 파, 가져다가 김장김치를 한다는 것이다. 아니 작년 끝으로 우리 집은 김장철은 없다고 선전포고했잖아. 각자도생 하기로 말이다. 그게 쉽냐? 처갓집 식구들의 일부가 세종시에 거주하는데 김장김치가 필요하단 말이야. 아들 가게에도 제법 김치가 필요하고, 1톤 차 한 번만 운전해주라. 사람이 이랬다 저랬다 하나며 한 소리 하고 싶었지만 아내 말을 잘 듣으면 자다가 떡고물이 떨어진다.^
 
그래서 부여로 시동을 걸었습니다. 예전에는 부여 한번 갈려면 1시간 40여분이 걸렸지만 세상이 좋아진 관계로, 도로사정은 탄탄대대로 입니다. 은산면 산골짜기 마을에 도착하여 바로 형님이 재배하는 밭을 여기저기 훑터 다니며 닥치는 대로 서리를 했습니다. 세상에 배추 한 통에 3.000원, 무 한 개에 2.000원 대파 한 묶음에 15000원, 그것도 현지 생산가격이라니, 올해는 김장철이 아니라 금장철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보더라도 채소를 너무 훔쳐간다는 미안함에 아내에게 동작그만을 외쳤지만 아내는 되레 계속실시를 주장합니다.
 
저는 살면서 고집이 가장 센 성씨가 최 씨와 강 씨인 줄 알았는데 살다 보니 김 씨 고집이 똥고집이라는 걸 터득 했습니다. 배추와 채소류마저도 간에 기별이 안 가고, 성이 안찼는지, 형님께서 애지중지 키우는 표고버섯 통나무 11개 까지 차에 실어야 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부실한 다리가 풀리더군요.
 
마침 처형께서 점심을 차려놨다는 신호로 쑥대밭은 고요한 평온이 찾아왔습니다. 원래 처형께서 음식 솜씨가 좋아 시골밥상은 그 어느 때보다 꿀맛이었고 세상 행복이었습니다. 모처럼 동서가 왔다고 소맥을 몇 잔을 말으시는 형님을 보면서 나는 쓸데없이 엉뚱하게 툭 던지는 말이 있었습니다.
 
형님 이 동네는 수십 년 동안 보수 색체예요. 우리 박수현 청와대 실장께서 국회의원 당선은 요원한가요. 동서도 잘 알지만 정성모 집안이 워낙 뿌리가 단단해서 어떤 누구가 나와도 정진석을 이기지 못해. 정진석 국회부의장께서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그러면서 박수현 씨를 모임에서 몇 번 대화를 나누었는데 참으로 겸손하고 무엇보다 머리가 비상하다는 후일담을 남기신다.
 
한번 통성명을 하고 다음에 만나면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며 따뜻하게 맞이한다며 정말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해야 한다는 덕담을 던져주셨다. 맞아요, 
저도 박수현 씨를 몇 번 언저리에서 봤지만 똑똑하고 친절한 사람이에요. 여기까지 정치적인 얘기는 그만 멈춰야 했는데 폭탄주가 내 목구멍에 일배일배 부일배 하자, 또 돌직구를 던졌습니다. 이번에 대선에 누가 될 것 같아요.
 
우리 형님은 즉시 응답을 하신다. 바꿔야 해.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며 윤석열이가 대통령이 될 거야. 아무리 민주당이 쇄신하고 변화를 준다고 해도,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다수의 국민들은 믿지 않아/ 형님! 저번 국회의원 선거에 박수현 지지와 선거운동을 했다는 사람이 자기판단과 자기중심이 없어요.
형님께서 지지(수긍) 않고 나를 묵사발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동서는 모두가 알아주는 부채도사잖아.
모든 선거판세를 정확히 꿰뚫어 보잖아.
 
집으로 돌아오는데, 나의 기분이 한동안 썩 좋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돌파력과 추진력, 기동성과 기민성이 대단한 사람인데~~ 배추 알과 알타리 무처럼 속이 튼튼하고 꽉 차있는데~~~~~
 
우리 민주당은 왜 이렇게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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