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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념일
결ㅡ 결과적으로
혼 ㅡ혼<魂>자서
기ㅡ 기<氣>를 쓰고
념ㅡ 염불<念佛>보다 잿밥에
식ㅡ 식전방장<食前方丈>을 바라는 거다
4월7일
산해진미< 山海珍味>로 잘 차려진 진수성찬<珍羞盛饌> 화려한 음식을 맛보고 싶었다
그냥 알면서 모르고 스쳐 지나간다
조병화 作
인간의 일생은 누구나
스스로를 만들다 떠나는 그 생애
그게 아닌가
깎고
다듬고
다시 깎고
쉬임없이 스스로를 찾아
스스로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작업
실로 긴 세월
끊임없는 인내 그 집념이 아닌가
때문에 노인의 얼굴엔 그만큼
그 노인의 전생애가 모여 있는 거다
찾은 거 그만큼
잃은 거 그만큼
희로애락 깎으며 버리며
남은 거 그만큼
그 역사
그 종교
그 예술
그 숭고한 안개
오늘도 내 얼굴 내가 깎으며
아직 나는 내 얼굴을 찾지 못한다
식물연구학
호박은 수박이 될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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