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게다가 사람이 그립고 사람의 정이 필요로 한다 그래서 천생 사람의 청을 거절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탁<付託>을 하면 마음이 약해지는 것이다 오늘 약속이 당장 어긋나게 되면 다음에는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만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당연지사 내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자주 술잔을 기울인다 남자든 여자든 칭하를 두지 않고 거릴낌없이 살갑게 대하는 것이 기본자세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때론 이상한 잡음이 생기고 불란의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으킬 때가 있다 특히 여성간의 관계에 따라 그렇다 답답하고 억울하고 면도 없지 않으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라 하며 기정사실로 예단하고 속단해버리는 몰상식한 호사가들의 입방아 앞에서는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단둘이 만났대ㅡ 보통사이가 아니래ㅡ 손을 잡았대ㅡ 몸을 더듬었대ㅡ 볼장 다봤대ㅡ 이쯤에 이르면 나는 변명 아닌 해명을 해야 한다 /눈이 내리거든 쓸지마라 봄이 되면 다녹아 없어지니라/소문은 소문대로 나둬라 언젠가는 다 사라질 것이다 / 이 정도로 대꾸하는 것은 절대로 꿀릴 것도 부끄러워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술로 인해 상대방에게 실수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 점은 머리 숙여 사죄할 일이다 그렇다고 마치 철면피처럼 지탄을 받을 정도로 인간이하의 행동을 한 적은 없다 결코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절대 후회하는 인생은 살지 않으리라고 수없이 다짐하고 맹세하고 있다 中略 내 성격을 단적으로 표현한 일이 될 것이다 꾸밈없이 사실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밝히고자 한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허물없고 이물없는 소위 (S)동생이 있다 <sex> 얘기도 당당히 나눌 정도로 매우 친한 사이다 동생! 내가 여자 치마만 보면 다 좋아 할 것 같아/ 왜! 그걸 물어 책 잡혔어ㅡ 아니 내가 여자한테 껄떡 거리는 게 맞냐구/ 오빠 그건 아니지ㅡ 오빠는 이 세상 여자를 공평하고 사이좋게 대하잖아ㅡ 여자들이 오빠를 잘 따르지 않나ㅡ 나를 봐! 내가 오빠한테 껄떡 거리잖아 오빠는 내가 여자로 안보여ㅡ 사실 동생은 상당한 미모를 갖춘 여성이다 동생! 내가 동생 자빠뜨리면 뭐가 남을까? 자고나면 하고나면 후회가 물밀듯 밀려 올 거야 내가 말했잖아/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하고 사랑한 사람은 단 한명이라고 말이다../ 엊그제다 나는 술<酒類>을 좋아하는 여성 몇 사람을 만났다 그 중에는 신앙적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술집에서 주님<酒拰>을 사랑하는 여성도 있다 난 그런 여성의 성격이 좋다 뒤에서 호박씨는 까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유쾌 상쾌 통쾌하게 술잔을 부딪쳤다 그러면서 누구라 할 것 없이 한목소리로 말을 했다 우리가 이렇게 공개석상에서 오픈하여 술을 먹어도 색안경 끼고 백안시 할 것이다 ㅡ안 그래! ㅡ잔 들어! ㅡ밥을 좋아하는 고상한 여성을 위해 한잔~ 커피를 우아하게 마시는 여성을 위해 두잔~ 마지막으로 술을 먹는 이상한 여성을 위해 세잔~ 각자 소주 한 병은 기본이었다 속이 후련했다 심지어 월 15일 날짜에 맞춰 술계<術計>를 위한 즉석모임을 만들기도 하였다 사람들이 좋으니 덩달아 기운이 나고 기분은 <up>되어 노래방으로 이어지는 무리수를 두었다 참으로 이 여성들이 인간적이다 몇년 전 일이다 같은 모임을 같이하는 남자가 말했다 등산이든 합창이든 동창이든 남자와 여자가 어울리면 반드시 사달이 난다고 말이다 한마디로 스캔들이요 불륜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목구멍으로 지나쳐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래! /그래서 너는 종교 시설에서 여자와 노래하니/ 그리고는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며 씁쓰레 웃었다/ 줘도 안 먹겠다 / 나는 남자와 여자 가릴 것 없이 사람 좋아하는 버릇 못 고친다 남을 의식하고 재고 이렇게는 못 논다 그렇다고 사려 깊지 못하고 경거망동한 행동은 내 자신 스스로 용서 못한다 나한테 왈가왈부하지 마라/ 내가 진정 잘못한 것이 있다면 가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한 여자를 죽기 살기로 사랑한다는 죄업<罪業>이다 그 점만은 달게 받겠다 지옥으로 갈 것이다 내 스스로 잡놈이라고 말은 하였지만 엄연히 따지고 보면 나는 풍류를 즐기는 사람도 아니고 더군다나 썩어문드러질 하등인간<白丁>도 아니다 다만 외롭고 힘들게 사는 불쌍한 사람 중 한명이다 세상에는 사람마다 각기 생각과 뜻이 철학과 사상과 차이와 분별력이 다르다
사람은 각자 제 잘난 맛에 살기 때문에 따로따로 노는 법도 다르다 개인의 프라이드가 있듯이 서로 인정하고 수긍하면 그만이다
아무튼 우리 일행은 연거푸 술병을 비운 채 내말에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여자의 적은 女子다
男子의 적도 여자다
나는 허심탄회 말하고 싶다
맹목적으로 여자라면 매우 좋다
세상과 더불어 술을 즐기며 약간의 빈틈이 보이는 애매모호<曖昧模糊>한 여성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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