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부부로 산다는 것이....

헤게모니&술푼세상 2010. 9. 25.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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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부를 보이는 것 같아
이런 말 하기도 부끄럽고 창피하다
처갓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 부부는 차 안에서 심한 언쟁을 벌렸다
각자 집안(시댁. 처가)에 대하는 태도와 관심이 예전보다 서로 부족하고 소홀하다는 것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서로 너 잘 낫다 너 못났다 하는 형국이다
물론 나는 처음에는 아내의 잔소리를 자장가처럼 흘려버리려고 눈을 감아버렸다
애들도 있고 해서 말이다
그런데 한번 쏟아지는 말을 쉽게 거두는 여자가 어디 있는가?
계속 불만과 트집이다
나는 꾹 참고 말했다
그런 점이 있었다면 미안하다고..
그러니 당신이 이해하고 양보하라고 말이다
그러나 아내는 양철북 같은 소리를 내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고 그만 내 가슴을 훌러덩 확 뒤집어 놓고 말았다
미안하다면 다야
좀 더 잘해봐
잘해 보라고
뭐라고
너는 왜 명절 같은 날만되면 지랄 떠는 거야
뭐가 불만인데
나라고 할 말 없는 줄 알아
이쯤 되면 이성과 감성은 집에다 놓고 온 거나 진배없다
격한 감정이 몰입될 뿐이다
순간 감정과 화를 참지 못하고 정제되지 못한 말들은 분노와 어우러져 차 안을 도배한다
그 안에 아들 딸이 있는 줄 모르고 말이다
5분 정도의 언쟁 아닌 싸움이 시작되었을까?
운전하고 있던 아들 녀석은 참다못해 그만 소리를 버럭 질러댄다
아빠! 엄마!
제발 그만해!
이게 우리 가정 모습이야
맨날 싸우는 거야
왜 서로 조금도 지지 않고 양보하지 않아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 같아
실망했어
나 숙소로 갈 거야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할 말 못 할 말들을 자식 앞에서 뱉어놓고 이게 무슨 꼴인가?
이젠 쥐구멍도 없다
부모가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자식들한테 어찌 부모님을 공경하고 순종하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처음으로 자식들 앞에서 이런 무식한 언행을 보여줬으니 나 자신이 망신스럽고 비참하다
심한 후회와 자멸감이 동시에 밀려온다.
내가 좀 더 참고
한없는 돌부처가 될걸............!


부부라는 게 뭘까
원수인가
동반자인가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늙도록 오손도손 함께 살자던 그 맹세 (百年佳約)는 어디로 가고
툭하면 으르렁 드르렁 거리며 마지못해 살아 준 것처럼. 서로 양칼날을 입에 물고 살고 있다
입안에 도끼가 있다
사랑은 인생에 있어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고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결혼도 마찬 가지로 대다수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불행한 결혼은. 불행한 부부생활로 이어지고 끝내 불행한 결과로 끝을 맺는다


"부부가 참으로 사랑하고 있다면 칼날같이 좁은 침대에 누워도 함께 잘 수 있다"
"그러나 서로 사이가 좋지 않으면 10여 미터나 되는 침대라도 비좁기만 하다"
(탈무드 내용中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는 누구일까?
좋은 남편을 맞이한 여자이다

그렇다면 가장 행복한 남자는 누구일까?
좋은 아내를 맞이한 남자이다


지금 나의 모습은 행복한 남자일까?
답이 없어 딱히 말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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