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무언가 흘린 사람처럼
지금 나는 바보같이 멍한 상태로 천장만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습니다
형이 쉽게 잠든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나도 금세 잠을 청할 수 있을 텐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형을 이렇게라도 생각하며 걱정해야 한다는 것은 말로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고 서러움입니다
당장 뛰쳐나가 무엇이라도 붙들고 마음껏 울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참 불공평하고 원망스럽습니다.
형!
병명을 들었습니다
이곳 (충북대학병원)에서는 수술할 수가 없어 서울로 가고 있다고....... 말입니다
아까 전화기 너머로..
형을 싣고 서울 삼성병원으로 떠나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를 들었습니다
형수님의 떨리는 목소리에 나는 그만 억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형!
내가 어찌 형과 형수님이 겪으셨던 한 많은 인생을 모르고 무정한 세월을 모르겠습니까?
형 생각나요
아버지를 땅에 묻던 날
우리 둘 만 덩그러니 산소에 남아 서로 마음을 다졌죠
어떤 시련과 절망이 닥쳐오더라도 울지 말고 악착같이 살아가자고 말입니다
그때 우리들 나이 열한 살. 열세 살입니다
40여 년 세월 동안 형은 우리 형제들의 구심점이었고 원동력이었습니다
자상한 형으로써 때론 엄격한 아버지 모습으로 대신하여
이때껏 우리 형제를 모으고 보살피고 서로 함께 했습니다
그 열정적인 모습처럼 형의 불굴에 의지와 용기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기적을 믿어봅니다
형은 오랫동안 하나님을 의지하고 믿어왔잖아요
아무리 병이 심각하고 위중할지라도 하나님은 분명히 병을 낫게 해 주실 거예요
형은 성실하고 진실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가족도 형제도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형!
꼭 희망을 잃지 마시고 부디 병을 이겨내요
날마다 기도할게요
하루빨리 병마를 훌훌 털고 일어나세요
사랑하는 나의 형
우리 형......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머니머니? 보다는 건강 (0) | 2010.09.30 |
---|---|
태극소녀들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0) | 2010.09.27 |
부부로 산다는 것이.... (0) | 2010.09.25 |
인사..그리고 한마디?! (0) | 2010.09.23 |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일까? (0) | 2010.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