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에는 사실 그랬다
화물차 운전이 직업이었던 나는 하루 절반 가까이 고속도로 위를 쌩쌩 달리고 날았다
가던 길을 또 가고 오던 길을 다시 되돌아오는 반복<往復>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반복의 지겨움과 짜증보다는 별 탈 없이 막힘없이 자연스럽고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고속도로의 향기와 풍광들은 나름에 인내와<忍耐>와 만족<滿足>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20년 후 현재 나는 하염없이 익숙한 자세로 체념한 표정으로 고속도로의 길 위에 멈쳐 서있다 요금을 받아 챙기는 고속도로의 역할과 사명은 도대체 뭘까? 고속도로는 말 그대로 완전한 길 편안한 길 빠르게 달리는 길이 아닌가 싶다 근데 요즘 고속도로를 살펴보면 영락없이 저속도로요 신작로길이다 마치 알콜중독자가 비틀거리며 갈 깃자 걸음을 걷는 것처럼 지멋대로다 허구헌날 무슨 공사가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뜯었다, 파헤쳤다, 메웠다, 다시 들쳐댔다, 열불이 날 지경이다 나는 거짓말처럼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는 눈감고도 훤히 알정도로 길눈이 밝다 예를 들어 남이분기점<KM> 어느 지점에 돌멩이 하나가 떨어져 있는 것을 정확히 알아낸다 마찬가지로 도로공사가 어느 해 어느 지점에서 어떤 보수공사를 했는지를 기억한다 한마디로 지금 도로공사는 꼴불견이고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다시 그 자리에 돌아오는 것처럼 그 자리가 제자리이다 어쩌면 이다지도 파헤친 자리 또 파헤치는지 公私多忙中이다 그러다 그 공사 다 망하겠다 물론 도로가 파손되어 정비할 곳이 있으면 그때그때 신속히 보수하는 것은 당연한일이다 문제는 이왕하는 공사 튼튼하고 확고하게 하라는 것이다 날림공사로 인해 곳곳에 많은 공사를 남발하고 있다 우선 중부고속도로를 살펴보자 이걸 고속도로라고 불려야 될지 모르겠다 여기저기 너덜너덜 공사 중이다 장마철<雨期>이란 미명아래 고객의 원성과 불만은 아랑곳 않고 고속도로에 차가 밀리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지금은 空事時代라고 나불거리고 있다 깃발이 말이다
지난 4월 달부터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사 중이다 머피의 법칙이 따로 없다 상행선을 힘겹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놓았다 하며 빠져 나가면 어느새 하행선 차들은 꼬리를 물고 있다 잦은 공사 때문에 10분~ 20분 서행운전은 기본이 되어버렸다 그러면서 고속도로비는꼬박꼬박 챙긴다 각종 요금 중에 쥐도 새도 모르게 올리는 게 있다면 단연코 고속도로 요금이다
인재든 천재든 고속도로에서 몇 시간째 갇혀 있어도 고객돈은 야무지게 챙긴다 도로공사 직원들의 억대 연봉자들이 수백 명이다 그나마 기차는 연착이 되면 활인도 해주고 간혹 경품행사도 여는데 반해 도로공사는 나 몰라라.. 몰염의<顔面沒收> 극치다 언젠가 시민단체에서 명절 때 고속도로 전면 무료 개방을 요구하니까 고작 한다는 소리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규정이고 방안이란다. 참으로 생각이 공사 중이고 직업이 공사 중이다
나는 말하고 싶다
道路工事가 도로 공사하면 뭐하냐! 도로 공사인데…….
명칭을 바꿔라!
왈찬공사
美國 하버드 대학에는 유명한 글귀가 있다
대학이란 차돌을 빛나게 하고 다이아몬드를 침침하게 하는 것이다
韓國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총연장 3700km를 다이아몬드로 깔았어도
지금까지 보수공사로 들어간 금액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부디, 도로공사가 도로<道路> 아비타불은 되지 말찌니.....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꼭 하고 싶은 이야기......// (0) | 2012.06.25 |
---|---|
소가 웃을 일... (0) | 2012.06.22 |
군인...<용돈> (0) | 2012.06.17 |
mbn<시사콘서트 in> (0) | 2012.06.14 |
떠나고 싶다.... (0) | 2012.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