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 표의 가치가 약 3.000만 원이라고 하지만 이번 지선은 투표고 뭐고 하지 않을 참이었다. 지금 우리 손자가 급작스런 병명 때문에 생사고락(생사고비)에 줄타기를 하고 있는데 무슨 한가롭게 투표장에 가겠는가? 전두환 체육관 선거 이후 단 한번도 민주주의 꽃 선거를 외면한 적이 없었는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손자가 위중한 상태에 있으니, 산더미 같이 밀린 공장일도 하기 싫고 세상만사가 귀찮다. 투표의 독려와 손자의 쾌유를 바라는 수십 통의 전화마저 철저히 외면한 체, 고요하고 적막한 5층 거실에서 반려견을 끌어안고 그냥 멍하니 천장 보기에 집중했다. 그런데 조금전 집사람의 전화 한 통에 온몸을 짓눌렸던 아픔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씻겨준다. 다행히 우리 손자의 병명의 원인을 찾았단다. 1차 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