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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른 아침 5시에 일어나 1톤 차량에 시동을 켜고 잠시 숨을 고르는데 차량 엔진소리가 불쾌할 정도로 소음이 크다.
엊그저께 도로를 달리다가 냉각수에 경고등이 들어와 마침 집 앞에 카센터를 찾아, 몇만 원을 주고 부동액 반통과 수돗물을 가득 채웠는데, 장거리운전에 있어 무슨 일이 생기겠나?
해서, 거래처에 선물하기 위해 어제저녁에 버섯농장을 찾아 느타리버섯 몇 상자를 사는 수고스러움을 보였고 조수석 자리에 놓아둔 버섯상자의 안전을 위해 안전벨트를 매는 세심한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부디 오늘 하루는 불리한 머피의 법칙보다는 유리한 샐리의 법칙이 스무드하게 지속되어 내 마음에 콧바람을 불어넣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귀신이 곡할 노릇처럼,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게 딱 맞는 사고가 기다리고 있었다.
경부고속도로 황간 IC를 몇 킬로를 남겨놓고 갑자기 차량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더니 냉각수의 게이지와 <ㅛㅛ> 표시판이 완전 빨간불이다.
사람이 돌아버리고 미친다는 게 이럴 때다.
일단 갓길에 시동을 끄고 임시방편으로 물을 보충하면 되겠다고 생수라도 찾았지만 조수석에 하얀 자태를 뽐내는 <스티로폼> 버섯상자만 가득하다.
보험사에 레커차를 부를까 고심하다가 일단 황간으로 빠져나가 저속으로 김천 쪽으로 달리다 보면 카센타카 나오지 않을까?
이내 마음을 다스리며 김천행 표지를 보며 국도를 한참 달리는데, 아차! 내차가 영동-대전 방면으로 5킬로 이상을 지나쳐 가고 있지 않는가?
멍청한 놈은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차를 돌려 다시 추풍령과 김천길로 원상복귀시키니 차량의 엔진은 금방이라도 불이 붙을 것 같다.
양옆을 살펴보니 완전 첩첩산중의 시골풍경이고 가도 가도 사람 사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
갓길에 시동을 껐다 켜기를 반복하며 간신히 추풍령 1C근처에서 구세주처럼 차량공업사를 만났다.
주인에게 자초지종 차량결합을 말하는데 당연히 싫은 소리가 나온다.
이 정도면 보험서비스 찬스를 써야지요.
이러다가 엔진이 달라붙어요.
우리 집 앞에 카센터 사장보다 자동차에 대해 실력이 뛰어나고 양심적인 주인장이다.
엔진과 라디에이터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임시방편으로 냉각수를 보충하고, 막힌 노즐을 갈았으니 천천히 목적지까지 가셔도 됩니다.
그러면서 혹시 모르니까,
냉각수에 물을 보충하라고 20리터 말통에 물을 가득 넣어 공짜로 주시며, 안전 운전하라는 말을 빼놓지 않으신다.
그 사람은 겨울철 부동액 반통과 수돗물을 채워주고 엑셀러레이터를 몇 번 부릉부릉 했는데 4만 원이다.
이 사람은 냉각수의 원인을 찾아내고 라디에이터에 연결된 노즐 교체까지 했는데 5만 원이다.
아는 사람이 아는 게, 더 없고 매우 허접하고 진상이다.
모르는 사람이 실력과 기술이 더 많고 자상하고 깨끗하다.
어떻게 합천을 갔다 왔는지 모르겠다.
장장 11시간 동안 아침과 점심을 굶고 길 위에서 헤매었고 아까운 시간을 도로에 버렸다.
다행히도 추풍령에서 합천까지, 합천에서 조치원까지, 냉각수 게이지는 얼굴 한번 붉히지 않고 파랗게 자리중심을 잡았다는 사실이다.
속된 말로 냉각수에서 오바이트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편히 머물 안식처는 역시 우리 집뿐이다.
긴장이 심했는지 그대로 안마의자에 잠들어버렸다.
늦은 밤에 새콤달콤하고 매운 요리가 먹고 싶다.
마누라에게 완전 이국적인 음식을 먹고 싶다고 했더니, 찰리쉬림프 타코 2pc를 거실로 갔다 준다.
음식을 앞에 놓고 한동안 지긋이 눈 감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조치원타코 : 특별한 외식이 필요할 때, 세븐 스트리트
출처 : 도서관 옆.. | 블로그
- https://naver.me/5Crh3gZ1
음식포스팅을 참 잘하신 분이다. 나도 모르게 반하여 "링크를 걸었다.
대표음식은 아니지만 맛있네, 그려...
#칠리쉬림프
도레미파솔라시도
도시라솔파미레도
나도 모르게 음계명을 읊조렸다
그러면서 "MI 쳤다"라고 두 번 외쳤다.
#타코요리
왜 이리 비주얼이 환상적이고, 맛은 능청스럽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걸가?
금세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술이 당기는 밤이지만 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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