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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있는 큰 조카가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 집에 왔다. 당연히 조치원에 거주하는 친인척들이 다 모여들었다. 우선 우리 식구와 부산 조카들을 데리고 조치원에 있는 행복무지개 가든에서 늦은 점심을 배 터지게 먹는 여유를 부렸다.
당연히 멀리서 온 조카인데 우리 집에서 대접을 해야함에도 조카는 수십만 원의 밥값을 지불한다. 여유 있는 자의 베풂이 이렇까? 조카가 우리 집에 오면 상상 못 할 정도로 선물 보따리를 내밀며 수백만 원은 기본으로 쓰고 간다는 것이다.
늘 미안하고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언젠가 우리도 풍족한 대접을 하는 날이 있겠지만, "그게 언제냐"가 중요하다. 식사를 마치고 내 집에 옥상에다 미니 수영장(풀장)을 설치하고 애들이 마음껏 놀게 만들어주었다.
물놀이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뛰어노는 외손자와 외손주를 바라보니, 나의 어릴 적 시골집 논바닥의 도랑에서 탁한 물에 옷을 몽땅 벗고 물장구쳤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지금처럼 튜브가 어디 있고 물총이 어디 있었나? 물놀이 장난감은 그림에 떡이었다.
오직 손과 발로 물방울을 튕기며 허우적거렸다. 간혹 행운이 좋으면 엄마몰래 세숫대와 플라스틱 용기를 벗 삼아 잠시나마 호사를 누렸다. 세상이 많이 변한 것도 있지만 지금의 세상은 물질의 풍요가 넘쳐난다.
돈만 있으면 내가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즐기고 싶은 것을 다 이룰 수가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소원성취다. 장장 3시간 넘게 손주들이 물놀이를 즐기는데 전쟁터가 따로 없다. 아비규환 그 자체다. 그래도 방금 전 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니 왠지 모를 허전함이 맴돈다.
부산에 사는 예쁜 조카야! 늘 고맙다.
안전운전하며 무사히 집에 도착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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