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혹독한 불경기 앞에 장사가 없네요.

헤게모니&술푼세상 2020. 11. 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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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아들이 나를 보며 무덤덤히 한 말이다.

어제 저녁 집사람은 심각한 표정으로 부탁을 했다. 내일 아들 녀석 가게 한 곳을 폐업하니 냉장고와 에어컨을 실어다 우리집 창고에 쌓아두라고 한다. 나는 알겠다고 건성으로 대답을 하며 폐업 결정에 안타까움을 숨길 수 없었다. 작년 이맘때쯤 아들은 야심차게 충북대 정문 앞에 자칭 2호점 먹거리 음식점을 차렸다. 조그만 평수에 푸드트럭 형식으로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또르띠아/ 수제버거/ 커피로 승부를 불태었다.

그러나 개업발이 무색할 정도로 곧바로 코로나19는 엄습해왔고 1년 동안 가게문을 닫고 월세만 꼬박 내고 있었다. 1년 단위 영업 계약서류가 있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무심한 세월을 탓하고 속수무책 시간만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투자비용과 인력비용은 무용지물이 되었고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봤다.

그래,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겠니?
너의 잘못된 판단미스는 아니다!
너무 자책과 후회하지는 말아라,

근처 편의점에서 아이스커피를 사주고 쓸쓸히 1호점으로 물러가는 아들 모습을 보니 나는 왠지 모를 묘한 감정에 한동안 가게 간판 이름을 눈에 넣었다. 어서 빨리 코로나가 물러가고 새로운 주인이 가게를 찾으면 꼭 문전성시와 대박전문점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빌었다.

우리 아들이 이루지 못한 몫까지~~

지금 1호점에서 집사람과 함께 고군분투하며 후라이팬을 돌리는 아들에게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내년 세종시에 2호점을 차려서 원상복귀를 해라. 아빠가 가게 앞 청소도 해주고 간혹 가다 설거지도 마다하지 않으마~^^ 언제까지 전염병이 우리 경제와 사회, 모든 국민에게 극심한 아픔과 고통을 주겠니?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용기를 품자.

사랑한다, 우리 아들~

우리 양파... 신기하게 껍데기는 발라, 알맹이만 먹는다. 암만 껍데기보다 알맹이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오늘은 군밤을 맞는 것처럼 동치미국물에 쓰린 속을 다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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