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도 잘 모르는데 남의 맘을 어찌 안다고 하겠는가?
지지난주 지인들과 술을 잔뜩 먹고 아침에 일어나니 속풀이 겸 순댓국이 급 당긴다. 그냥 재미로 페북에 이처럼 글을 올렸다. 한 그릇 사주세요^^ 별별 답글이 쇄도했지만 당장 우리 집 앞으로와 순댓국 사준다는 인간은 없었다. 세종시에서 300킬로 떨어져 사시는 페친께서는 당장 순대 파는 상호와 내 집 주소를 물어왔다. 온라인 결제로 바로 사주겠다는 진심 어린 정성의 표시다. 나는 손사래를 치며 그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댓글은 계속 달렸지만 빈말이라도 밥 한 끼 하자고 한 사람이 내 주변에 없다니, 나는 인생을 헛살았어! 거지 같은 생각에 슬픔이 확 밀려왔다. ㅋㅋㅋㅋㅋ
마누라에게 부탁했더니 시장통에서 순댓국을 사 왔다. 고춧가루 팍팍 뿌려서 땀 뻘뻘 흘리며 먹으니 그야말로 속이 펑 뚫린다. 간절히 먹고 싶은 것을 찾아먹으니 이런 행복이 또 있을까? 지지고 볶고 살아도 마누라밖에 없다.
#안두수배
내가 돈이 없나?
그렇다고 가오가 없나!
숙취에 순댓국집 안 간 거지,
그날 내게 바로 순댓국 8000원짜리 사준다고 집 앞에 찾아오는 그이가 있었으면 순댓국값 11배 넘는 추석상품권을 줄려고 했었죠.ㅎㅎ
나는 이제 인간관계를 정리하며 결론을 말하고 자 합니다.
#뒤끝작렬
주변 사람을 떠보거나 실험하지 말자.
누구를 원망하지 말고 미워하지 말자.
내가 순댓국 공짜로 못 얻어먹는 것은, 평소 너에 평판이 좋지 않기 때문이지 않겠는가? (술 푼 세상복음서 18장 18~69절 말씀)
ㅍ ㅎㅎㅎ
어제 순댓국 소동을 마무리해야겠기에 페북에 "엎드려 절하기" 글을 올렸더니, 천사의 마음을 가진(조치원 거주) 치즈목장 대표 김혜경 님께서 저녁밥을 사주겠다고 연락이 왔다.
내가 순댓국과 커피값을 전부 냈다. 또한 우리 집 앞에 있는 로또방을 찾아 복권 한 장을 사드렸다. 성의가 너무 괘씸해서 말이다.ㅎㅎㅎ
4시간 동안, 밤의 데이트~~ 김쌤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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