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래도 오늘은 뿌듯하게 큰일을 한 것 같다.

헤게모니&술푼세상 2019. 12. 17.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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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낮 부터 어떤 일이든 마감처리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 부부는 티격태격하면서, 3층 투베이스방에 벽지<도배>작업을 했다. 어느덧 건물나이도 5년째 접어들지만 외부와 내부는 신축건물처럼 깨끗하고 눈부시다. 이처럼 건물을 잘보존하는 것은 외부에게 청소작업을 맡기지 않고 집사람이 직접 일주일에 한번씩 1층부터 5층까지 구석구석 빈틈없이 대청소를 하기때문이다.

 

이제 당신도 나이가 있고 고생 많이 했으니 건물안 내부청소와 하자보수 관리만큼은 "전문대행업체에게 맡기자"고 수차레 당부하고 역정을 내지만 요지부동이다. 배관용접까지 척척 마무리하는 집사람의 <기계>기술력과 뛰어난 실력은 주변남자들이 혀를 내둘릴 정도다. 결국 그녀의 말을 빌리면 고장난 <집안>물건들은 잘 뜯고 잘 고치는데, 왜 쓸데없이 생돈을 내버리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그넓은 옥상 방수처리도 눈감고 할 정도니, 아마도 혼자서 단독주택 한 채 짓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언젠가 외줄 밧줄에 의지하면서 대형빌딩 유리창문을 닦는 모습을 보고 나는 그만 기절초풍을 한적이 있었다. 둘이서 방도배를 하는데도 도배사 못지않게 놀라운 실력을 보여준다. 내가 하는 것은 고작 높은 곳에 벽지를 발라 쓸어내리는 작업뿐이다.

 

아들 가게에 가봐야 한다면서 오후 3시쯤 일손을 멈추며 신신당부를 한다. 높은 벽면은 말끔이 발랐으니, 낮은 부분은 당신머리로 깔끔이 마무리 하라는 명령이다.^^ 하는 것 봐서 20만원 현찰로 줄게. 이거 울어야 하는지 괜히 내 마음이 아스라이 짠해지고 우울해진다.

 

내가 얼마나 집안일에 소흘하고 무관심했으면 "서쪽에서 해가 떴다고" 일당을 주겠다고 하니, 진정 수고비를 받을 사람은 당신인데, 내가 보더라도 나는 가장으로서는 완전 빵점이다. 지금까지 투베이스방/ 원룸방/ 투룸방/중에 아직까지 한번도 들어가지 않는 방이 몇개다. 내 방을 빼지 않고 같이 살아 가는 게, 너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는 방빼서 독거노인으로 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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