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세종시 수장 <국회의원/시장/교육감/의회 의장)을 모시고 저녁식사를 하며 장시간 여러 얘기를 한다는 것은 매우 드문현상이고 무척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분들의 직급이 높다기보다는 연말에 눈코 뜰 수 없는 공무와 책무가 많기 때문이다. 선출직 고위공무원들은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고, 비서실에서 전부 스케줄을 짜고 정한다.
한 달 전 둘째 누나랑 그냥, 교육감님이 뵙고 싶어 연락을 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하신다. 3개월 만에 교육감님을 만났지만 역시 성격이 털털하고 편안한 이웃집 아저씨다.
누나가 제 어머님 돌아가실 때 직접 찾아와 슬픔을 같이 해주셨다고, 감사의 인사를 올리자, "손사레를 치시며 당연한 도리입니다."
교육감님께서 경조사의 "당연한 도리"를 말씀하실 때, 내 입가에 피식 웃음이 나는 사건이 전광석처럼 떠오른다.
몇 년 전에 아끼던 후배 어머님이 소천하셨다. 나는 조치원에 위치한 장례식장이라, <삼일장> 마지막 날 저녁에 예식장을 찾았다.
후배와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 짬뽕처럼 어울리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후배 얼굴이 왠지 어둡고 굳어있다.
내가 조용한 곳으로 데려가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형님께서 알다시피 제가 시장님과 교육감님의 선거에 온몸을 바치지 않았습니까.? 마치 자기가 열심히 해서, 두 수장이 당선된 것처럼 의기양양이다.
이 정도면 번데기 앞에 주름잡는 꼴이다. 이봐, 우리가 무슨 "덕"을 보자고, 시장/교육감/시의원/ 국회의원/ 특정 인물을 지지하고 성원을 보냈나?
그리고 말야~ 경조사에 일일이 찾아뵙지 못한 이유가 있지 않겠니.? 그리 간편하게 생각해. 그들이 온다고, 장례식 안이 돋보이니? 워낙 허물없는 후배라 일장연설을 이어갔다.
그분들이 안 왔다고 그걸 서운하다고 의기소침하고 도리와 의리를 운운하며 원망한다면 그분들의 몸은 열개라도 모자라고 하루 일과는 48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야.ㅡ
실은 나도 선거때만 되면 위에 거론한 사람들의 당선을 위해 몰입한다. 선거가 끝나면 그걸로 끝난다. 선거 해단식이든, 당선 축하 자리든, 일절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시장님과 교육감은 세종시 2기 수장이지만 나는 시청과 교육청은 그것도 용무때문에 단 한 번밖에 가지 않았다.
그들은 자주 말한다. 시청, 교육청에 들리면 커피 한잔 먹고 가라구, 내 성격에 가당치 않고 오글거리는 장면이라, 극구 사양한다.
교육감님과 함께한 자리에 가장 신뢰하고 존경하는 후배와 선배님을 불러 같이했다. 누나가 기분이 좋았는지, 본인 취사량 <주량>이 넘는 술을 먹었다. 안동역이 어떻다는 건지?^^
방금 전에 누나한테 전화가 왔다.
일행들 앞에서 실수하지 않았니?
귀여웠어요.
정 말로니?~
그나저나 교육감님께서 마지막 3기도 도전한다냐?. 누나!! 이제 1년 지났어. 앞으로 일은 내가 어떻게 알겠어? 하나 누구든 권력에 취하면 우선 자신부터 컨트롤이 작동되지 않아, 당장 하자가 없는데 교육감 12년으로 마무리하겠지....
잠깐 누나..ㅡ
누나는 높은 사람들을 좋아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
이제는 세종특별차치시 최고의 (☆☆☆☆☆) 이춘희 시장님을 모셔볼까 해서, 혹시 "최고"라서 거절하면 서운하지 마. ㅋㅋㅋㅋㅋㅋ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래도 오늘은 뿌듯하게 큰일을 한 것 같다. (0) | 2019.12.17 |
---|---|
손예진 "사랑의 불시착"에 빠져들다. (0) | 2019.12.14 |
JTBC 정치부회의 <톡쏘는> 강지영 아나운서~ (0) | 2019.12.13 |
나도 젊은시절로 돌아 갈수만 있다면 좋겠다. (0) | 2019.12.13 |
초미세먼지에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0) | 2019.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