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오는@일요일ㅡ 나는 이렇게 보내고 있어요.

헤게모니&술푼세상 2019. 12. 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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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갓쪽 친척집에 경조사가 있어 이틀째 집을 비운 집사람을 대신하여, 비 오는 일요일 아침부터 우리 집을 살펴보기로 했다. 건물 출입구가 미끄럽지 않게 박스도 깔아놓고, 세입자들이 버려놓은 못쓸 물건들을 분리수거까지 하니 오전이 훌쩍 지나간다.

 

사실 어젯밤에 친구들을 불러 생생한 파티를 벌이고 싶었다. 마누라 (^^) 없는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 집구석이라, 이러한 절묘한 찬스가 없었는데, 초저녁에 후배와 한 잔을 걸치다 보니, 밤 9시가 돼서 남녀 지인들을 초대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ㅡ

 

에휴~그냥 넘어가고 밀린 잠이나 자자.ㅡ

 

이처럼 봉지 비빔면으로 일단 점심을 해결하고 뭐를 할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꼭 읽고 싶었던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새벽 3시> 누가 들으면 이상하고 기이한 버릇이라고 말하겠지만 나는 책을 펼쳐 들면은 꼭 찬물로 샤워를 하는 습관이 있다. 맑은 정신으로 책을 집중해야 내용물을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내 방에 전기불을 전부 끄고 스텐트 형 등불만을 의지한 체 책을 한 장 한장 읽어나가는데, 역시나 다를까 여기저기서 전화질이다. 형님 저예요. 파전에 막걸리 한 잔해요. 곽 선생님, 비도 오고 마음이 외롭지 않으세요. 뜨끈한 국물로 상한 속을 달래 볼까요?

 

 

내 팔자에 마음 놓고 책 한 권 독파를 못하니 속도 법이 무색해진다. 나는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책을 읽는 재주가 있다. 하나 켜켜이 쌓인 세월 탓일까? 눈도 침침해지고 작은 글씨가 희미하게 보인다. 아무리 페이지가 많은 두꺼운 책이라도 단 1시간 30분 정도면 책을 접는데 이제는 내게도 노안 증세가 왔다고 스스로 진단을 한다.

 

지금도 이 글을 쓰기 위해 사진을 찍고 침대에 누워 책을 읽어 내려가는데 만나자는 성화가 대단하다. 정말이지, 몇 시간 후에 집사람이 집에 오면 칭찬을 듣고 싶었다. <어쩐 일이야?> <집안 청소> 굿ㅋㅋ~~ 사람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칭찬과 대접을 받고 살아야 한다고 했는데, 아쉽게도 글러먹었다. 그나저나 바깥에 나가더라도 후자를 택해야겠다.

 

젊은 여성이기 때문에~~~~~~

 

 

 

 

 

ps

내 얼굴 <인상>한번 날카롭고 더럽다.ㅋㅋ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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