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국문학자였던 조지훈 선생은 당시 박두진. 박목월 시인과 함께 쌍벽을 이루었던 당대 인물이다
그의 민족적인 시(詩)는 세련된 언어로서 서정적인 향수를 불러 모았고 고전문학 등을 통해 폭넓고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보여주었다
암울한 시대 현장 속에서도 불의 <不義>만큼은 절대 타협이 없는 굳은(心) 논객이기도 하였다
유독 선생께서는 술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쓰셨는데 술이란 한마디로 흥 <興>이요 인정 <人情>이라고 예찬을 했다
술은 마시는 것이 아니라 인정을 마시고 술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흥에 취하는 것이다
즉 술을 통하여 따뜻한 인정. 고독. 아픔, 불쌍한 사람들을 돌보는 인정가화 <人情佳話>를 강조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나는 이 범위 안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술은 언제나 마셔주는 게 상책이다, 같이 어울리는 게 묘책이다, 고 여기며 술잔을 놓지 않는다
다만 이러다가 저녁이 술만 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하고 약간 걱정이 든다
조지훈 선생께서는 음주를 < ㅡ>18개의 계단으로 나눈다
1 부주(不酒)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는 사람
2 외주(畏酒) 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내는 사람
3 민주(憫酒)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사람
4 은주(隱酒)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 알지만 돈이 아쉬워서 혼자 숨어서 마시는 사람
5 상주(商酒) 마실 줄도 알고 좋아도 하면서 무슨 잇속이 있을 때만 술을 내는 사람
6 색주(色酒) 성생활을 위하여 술을 마시는 사람
7 수주(睡酒) 잠이 안 와서 술을 먹는 사람
8 반주(飯酒) 맛을 돕기 위하여 마시는 사람
9 학주(學酒) 술의 진경 <眞景>을 배우는 사람
10 애주(愛酒) 술의 취미를 맛보는 사람
11 기주(嗜酒) 술의 진미를 반하는 사람
12 탐주(眈酒) 술의 진경을 체득한 사람
13 폭주(暴酒) 주도를 수련하는 사람
14 장주(長酒) 주도 삼매에 든 사람
15 석주(惜酒)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16 낙주(樂酒)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
17 관주(觀酒)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마실 수 없는 사람
18 폐주(廢酒) 술을 말미암아 다른 술세상으로 떠나게 된 사람
하나 더 추가ㅡ 곡주(哭酒)
내 아들, 딸이
내 영정 사진을 보며 따라 주는 것
가장 흐뭇한 광경이 될 것이다
장례식장에 한 명도 오지 마라
늘 처음처럼ㅡ 隣(선양)을 즐기다가 어느 날 이슬처럼 사라지리다
*헤게모니 해당사항*
<11번> <12번> <15번>............十8 = 十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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