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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처럼은 아니지만 그저께 하늘은 뭉게구름과 함께 푸르고 청명했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며 쨍쨍 거리는 햇볕을 우두커니 맞이하고 있었다.
하늘이 참 예쁘다.
햇빛이 참 멋지다.
이처럼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센티멘탈에 젖어 있는데, 고려대 박 교수께서 전화선 너머로 만남을 제의한다.
우리 모처럼 신도심에 넘어갈까요?
저녁은 그리운 사람들과 함께 해요.!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술은 일절 사양합니다.
식사장소는 갓 개업한 참치 풀코스요리다.
모인 사람이 모두가 구면이라서 막상 반가움이 클 줄 알았는데,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싸하다.
잠시 괜히 이곳에 왔다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는 것은 큰 실례가 될 것 같아, 엉거주춤한 엉덩이를 의자에 다시 밀착시켰다.
그것이 나의 최대한 예의고 바른 자세다.
분위기가 넉다운으로 흘러가니 행복한 밥상은 물 건너간다.
기대가 크면 실망 크다는 것은 영불변한 진리다.
일식전문요리사가 내민 참치회를 보니 무슨 잡어들을 <막회> 꿔다 놓은 보리짝처럼 전시해 놓은 것 같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가 좋다고 했거늘, 요리의 모양새가 엉망진창이다.
요리의 대명사로 부르는 플레이팅과 데코레이션은 고사하고, 이 집에서 자신 있게 내세우는 음식의 시그니처가 전혀 없다.
참치의 참맛을 즐기려면 냉동에 얼은 참치를 약 1시간 동안 자연적으로 해동하여 두툼하게 썰어주면 그만인데 사진에서 보기와 같이, 참치 한 접시는 10여분의 시간이 경과되자, 금세 녹아내린 빙하로 첨벙이다.
게다가 초밥과 메밀소바는 달짝지근한 맛을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짜고 텁텁하고 밋밋하다.
도대체 뭐를 먹으라고 내놓은 음식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로 답답하고 황당하다.
내 아들이 음식장사를 하지 않았다면 조심스럽게 주인장에게 지청구를 했을 것이다.
같은 일행들이 이구동성으로 "음식맛이 별로다"라고, 말하니, 나부터 먼저 입다물 수밖에 없었다.
요리가 형편없으면 다시는 여기에 오지 않으면 된다며 최대한 불평불만을 줄였다.
장기간 불경기로 인해 외식문화가 줄어드는 판국에 요식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손해가 많고 적자폭이 크다.
상호는 밝히지 않겠지만 참치집 사장께서는 더욱 심기일전하고 끝없는 요리개발에 집중하여, 날이 갈수록 손님고객에게 사랑받는 "참치 투어집"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나는 사정상 술 한잔을 마시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양념을 배합하여 그나마 참치의 고소한 맛을 우려내는 데 일조했다.
게다가 주인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여러 가지 사이드음식을 꾸역꾸역 먹어치우는 정성과 배려심을 아끼지 않았다.
4인분...모양새 빠진다.ㅜㅜ
가성비가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나는 박혜은 교수의 건배 <치얼스> 위해 자진해서 대리기사가 되었다.
두 곳 식당을 왔다 가니, 극명하게 비교가 된다.^^
고기 굽는 마을로 돌아와, 뒷살고기를 몇 점 먹고 나니 참치의 비린내가 싹 가신다.
활짝 핀 장미꽃을 한참 쳐다보며 아름답고 기억되는 사람으로 살아가리라고 다짐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에 모인 우리들은 난자리보다 든 자리의 중요성을 깊이 알고 곰삭힌 우정을 오래도록 이어가자.
서로가 옆에 있을 때 진심으로 아끼고 보살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자는 부탁이다.
자리를 마련해 준 <경찰공무원> 후배에게 감사를 드리며 나중에는 내가 꼭 대접하겠다.
첫술에 배부른 곳에서.....^^
조치원 대서양 참치..,..?!
여기가 진국<끝판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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