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설 명절에 가족들과 한 판.^^

헤게모니&술푼세상 2020. 1. 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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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낯 @민속놀이

 

꽃게 맛 ~~ 굿

양파는 멀뚱

몸풀기 시작~



자고로 여자는 명절을 겪어봐야, (그 X) 성격을 알고 남자라는 것은 화투를 쳐봐야, <그놈> 성질을 안다.ㅎ

나를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나는 술과 여자는 좋아하지만 도박(놀음)만큼은 거의 흥미는커녕 관심도 없다. 내가 작위적으로 해석하는 (성) 삼위일체가 일치하지 않으니 오늘을 온전히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ㅋㅋ

화투가 오락이냐? 도박이냐! 따지기 앞서 오랫동안 전통문화처럼 고유의 놀이마당으로 자리 잡고 지금까지 이어진 것은 분명하다. 

특히 명절 때면 서랍 속에 잠자던 화투가 세상 밖으로 나와 춤을 출 때는 사람들은 저마다 따는 즐거움과 잃은 실망감에 무릎팍이 썩은 줄 몰랐다.

8년 전만 해도 우리 "명절"<추석&설날>이가 빼꼼히 찾아오면 나는 형제끼리 모여 앉자 점당 200원짜리 고스톱을 치긴 쳤다. 위에서 밝혔듯이 화투가 좋아서 달려든 게 아니라, 식구가 4형제(?)라 마지못해 "광팔이" 역할을 해야 했다. 나의 화투 매너가 < 좋다 Vs 나쁘다> 백기-청기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솔직히 돈 잃고 기분 좋은 놈이 어디 있겠나.ㅎㅎ 나도 모르게 성질 나오지 ㅋㅋ

거창 고향을 다녀온 사위가 설 명절 뒷날에 딸애와 함께 우리 집에 왔다. 진수성찬에 곡주를 즐기며 이런저런 덕담을 나누는데 친척 한 분께서 고스톱 한 판을 벌리자고 한다. 사위 표정이 금세 밝아지는 것 같아 마지못해 화투판에 동석했다.

같은 패끼리~따닥 있기/
3장으로 이기면 2배 계산/
싸고 먹으면 2장 주기/
조커와 계산은 무한정/
3.5.7.9= 1000원부터/
기본 5만 원 판돈 놓고 치기/
판돈 들고 화장실 가기 없기/
딴 돈, 돌려주기는 금물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식으로 따르듯이 충청도 방식으로 화투놀이를 시작했다. 희한하게도 충청도와 경상도 전라도 출신 세명이다.ㅋ 이럴 때는 광팔이가 있어야 하는데 심히 아쉽다. 옆지기가 경기도 출신이라 화투판에 끼어들면 금상첨화인데, 민화투 밖에 치질 못하니, 그동안 무슨 그림으로 살았는지 당최 모르겠다.ㅎㅎ?

세 명이서 머리에 스파크가 튕기듯, 서로 잔머리를 굴리며 화투게임의 신경전은 시작되었고 일사불란과 임전무퇴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걸 어쩌나? 그동안 나는 고스톱을 치는 방법과 방식을 까맣게 잊어가는 뇌구조인데 내리 세 판을 먹고 선을 잡다니, 속으로 이런 호구들이 있나?

문제는 화투 경험이 부족한 사위였다. 스톱할 때는 스톱하고 고할 때는 고해야 하는데 정반대로다.ㅋ

STOP에서 GO~^^ 
GO 해야 하는데 ST0P~ㅋㅋ

천방지축-마골피야? 뭐야!ㅎㅎ사위의 기를 살리기 위해 나는 일부러 독박을 쓰면서 몇 번의 기회를 주었는데 눈치를 채지 못하고 상대방 패를 읽지 못한다. 몇만 원을 잃어도 그저 싱글벙글 돌부처다. 성격 좋은 막내를 빼닮아도 너무 닮았다

드러누워 얼굴 턱에 양손을 잡고 화투 구경을 하던 우리 딸아이는 사위가 자꾸 돈을 잃자,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는지, 아빠! 아무래도 이상해~^^ 사기 치는 것 아냐? 쉽게 말해 내가 밑장 빼기 속임수로 돈을 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ㅋ 

심지어 옆지기는 상대방의 화투 색깔을 사위에게 귓속말로 알려주며 응원을 보탠다. 얼마나 사위가 안타깝고 안쓰러우면 저럴까? 그러든지 말든지 내 갈길만 가자. 내가 타짜 실력이면 산골짜기에서 공장 하겠니?ㅎㅎ 

 

이것들아!!

외국에서 떵~떵 땅~땅 거리며 살지^^ 어느덧 1시간이 지나도 내 판돈 5만 원은 그 자리 그대로 남고 눈먼 돈 10만 정도가 쌓인다. 두 사람은 내 실력에 몹시 당황한 기색이다. 끝내 두 손 발을 들고 만다. 사위 자네는 당장 이곳에서 철수하여 만덕산을 찾아 도를 닦아 나중에 한 판 붙자고.!


이기는 게임을 배우고 터득하라고.! 화투는 인생극장과 같아. 지나친 욕심을 부리면 패가망신이 되고 적당히 만족하면 패가 쇄신이 된다는 것이야!?

사위가 화투 쳐서 잃은 돈이 6~7만 원이란다.
죽어도 잃은 돈은 돌려주지 않는 조건으로 가족 놀음을 했는데 딸아이 레이저 눈초리가 매우 매섭다. 부녀관계를 무시 못해 딴 돈을 전부 돌려주었다. 딸은 그 돈으로 조치원 공주칼국수집에서 얼큰이칼국수 4그릇을 포장해 사 왔다. 맛있게 먹어라. 내가 한턱 쏜 거야.ㅎ

모처럼 화투를 만졌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빳빳한 것을 손에 잡고 밑바닥에 따닥 내리꽂으니 황홀하다 못해 짜릿했다.

ㅊㄴ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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