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으뜸 번화가(먹자골목)를 꼽는다면 가경동과 율량동, 그리고 산남동이다. 4년 전에 아들이 산남동 외곽지역에서 생소하고 색다른 멕시코 대표음식 "타코" 장사를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 입장으로서 번화가도 아닌 거리에서, 그것도 한국인 입맛에 생소한 요리가 고객들에게 먹혀들어 가겠나.?
대학시절부터 장사에 눈이 뜬 아들은 여러 가지 음식에 도전하였지만 몇 번이고 쓴맛을 봤기에 또 실패의 두려움이 앞섰다. 아무리 외식조리학과를 나왔고 여러 개 요리 자격증이 있고 유명한 호텔에서 요리사 경험이 있다고 한들, 손님들에게 통하는 요리를 만들고 팔아야, 그것이 음식장사의 정석이 아니냐?
이처럼 반신반의하며 아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했지만, 반드시 타코음식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그의 각오와 결기에 나는 더 이상 어떤 대꾸도 충고를 하지 않았다. 아들은 맨땅에 헤딩하듯, 무작정 개업을 했고 밤낮으로 타코 음식 요리에 열공을 쏟았다. 그의 노력은 가상하여 우리 입맛을 사로잡았고, 차즘 가게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건물주는 청년사업의 일환으로 똑같은 구조와 모양으로 여덟개 작은 가게를 세웠는데, 처음에는 타코 말고는 입주자가 없었다. 1년이 지나도 가게는 공실 상태가 계속되었다. 그러나 타코가 자리 잡고 입소문이 나자, 한 두 개씩 옆 가게에 등불이 밝혀져 갔다. 아들의 공이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건물주도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들은 고작 8평짜리 가게 2곳을 쓰면서 열심히 장사를 해왔다.
장사가 그러저럭 잘되니, 음식재료 및 잡동 서니를 한 곳에 모아두었는데, 건물주는 시간과 여유를 조금도 주지 않은 채 당장 물건을 치우라고 했다. 창고처럼 쓰인 장소에 "가게" 세입자가 들어온다는 이유였다. 건물주가 하라면 해야지, 별 수 없지 않은가?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 건물주의 인심이 야속하고 각박스럽다는 서운함도 없지 않았다. 일주일 동안 주변 공장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 많은 짐들을 천장 위에다, 서랍장 모양으로 만들어 차곡차곡 채웠다. 놀랍게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1톤 분량이 넘는 물건들이 깜쪽같이 깨끗하게 변신을 했기 때문이다. 돈을 처 발리면 안 되는 것이 없는 인공지능 세상이다.
실은 아들 가게가 너무 작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내년 초에 우리 집 1층 상가건물에서 타코 음식 장사를 하려고 했다. 이젠 어느 정도 타코 음식이 자리 잡았고 어디에서 하든지 통하지 않는가?.
청주가 세종시보다 유동인구와 상권이 좋다지만, 이리저리 치이며 장사하는 아들 녀석의 걱정과 고민에 내 집 상가에서 맘 편히 가게 문을 열어라?. 근데 궁중 족발집 사건과 청와대 국민청원 때문에, 이렇게 일정이 꼬여버렸다.
개인의 하소연을 풀 수 없어 국민청원을 하는 것을 이해하나, 개나 소나 무슨 일이 터지면 청원에 매달리는 모습은 정말 볼썽사납다. 억울하면 관계기관에 가서 해결하면 된다. 주식이 내렸다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하는 작자를 보면서, 조카 튼 임대차 보호법에 치를 떨었다.
조물주보다 더 높은 건물주 갑질.~~
마치 전체인양 도배질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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