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책은 나의 men tor 였다

헤게모니&술푼세상 2010. 11. 2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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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오래될수록 좋은 것은 (책 )(포도주) (친구)라고 한다
이중에 책을 빼놓고 내 인생을 이야기하고 논 <論>한다면 수많은 책들이 나를 보고 배은망덕한 녀석이라고 분명 말할 게다
책은 내게 있어 추종세력과도 같은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분신이다
책은 나의 삶의 원동력, 마음의 양식, 인생의 길잡이, 배움의 터전, 마음의 보석,
어떠한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부족함이 없다
많은 책들은 나의 멘토였고 정신적인 멘토링을 해주는 사람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 밝혔듯이 정규교육도 받지 못한 내가 이나마 말을 하고 생각하고 느낌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40년 가까이 한시도 손을 놓지 않았던.... 한없고 수없는 독서사랑일 것이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듯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독서는 내 취미이며 살아가는  낙 <樂>이라 말할 수 있다
한때 3000여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림잡아 수천 권의 책을 독파하지 않았나 싶다
역사 정치 문화 고전 인물 등등, 별별 장르를 고르고 따지지 않고 어떤 책이든 간에 닥치는 대로 읽고 또 읽었다
이제 와서 이걸 에피소드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책으로 인해 얽힌 가슴 아픈 사연들을 들려주고 싶다
아내와 연애시절(20년 전) 때 일이다 
당시 나는 형님집 안마당에 코딱지만 한 3평짜리 방을 만들어 살고 있었다
혼자 누워 잠자기도 불편한데 방안 구석구석에는 천장높이까지 책들로 쌓여 있었다
약 1500여 권이 되지 않을 성싶다
내방을 처음 방문한 그녀(아내)와 내가 나누고 오간 말들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책과 동거하세요
제 취미입니다!
이 책들을 다 봤어요
당연하죠
혹시 진열품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
독서 좋아하세요
싫지도 않고 별로예요
왜죠
초. 중. 고. 대학까지 공부 지겹도록 했는데 책이 눈에 들어오겠어요

 

아니 무슨 논리가 저 모양이야
책 보는 것하고 공부하는 것 하고 무슨 상관관계가 있단 말인가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나는 더 이상 논쟁을 피했다
아내는 내 학력이 자기와 동급 수준으로 알고 있었으니까
내가 속이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 파란만장한(가난&학벌) 삶들을 알게 된 것은 불과 몇 년 전 일이다
정말이지 아내는 내가 책의 삼매경에 빠져있는 것이 지겨웠을까?
책에 치이고 밟히는 것이 고달팠을까?
아내 마음에 염장을 질려댔을까?
강산은 두 번 바뀌었지만 책을 읽는 아내 모습을 본적이 별로 없다
주부생활 샘터 잡지책 정도가 고작이다
그러나 누구는 책을 보고 누구는 책을 안 보는 것에 오는 갈등과 반목은 한마디로 "새발에 피다 "
문제는 셋방살이에서 오는 애환과 고통이 더 컸음을 말할 수 있겠다
나는 이사할 때마다 수많은 책들로 아내와 씨름하고 다투는 것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버리자!
안돼!
책 때문에 나는 아내와 많이 싸우기도 했고 갈등과 냉전의 연속이었다
우리는 이사를 8번 정도 했을 때 내 집마련 집 장만을 했었는데 이사할 때마다 없어지는 것은 친구와도 같은 내 책들이었다
집 없는 서러움은 정말 내속이 바싹 타 들어갔고 내 책도 함께 타 들어갔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회사에서 퇴근하여 집에 왔는데 몇백 권 <1톤 분량>의 책들이 깡그리 없어져 있었다
새책만 남겨놓고 소위 헌책은 모조리 내다 버렸던 것이다
희귀한 고서 같은 책들은 없었지만 중요하고 애지중지한 책들과 내가 신문사와 방송에 발표되었던 일부 스크랩일지
어릴 적 일기
 세로 쓰기 옛날 책들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나의 노발대발은 물론이거니와  아내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는 극해 달했던 건 사실이다
몇 달 동안 나는 거의 묵언수행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진절머리가 나고 머리에 지진이 날 지경이다....

 

나중에 감동 있게 읽었던 책 내가 좋아하는 작가 추천해주고 싶은 책들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나는 책을 사랑했다 엄청난 독서를 소화하였다
내 곁에는 늘 책이 있었기에 그나마 변방에 머물지 않고 주류라고 자부하는 인간들 틈새에 꼽사리 끼며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내 침대 머리맡에는 책이 놓여있다
조정래 허수아비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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