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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에 빗방울이 하늘은 뚫고 대지를 적시더니 오늘 주말에도 하늘문이 열리고 빗줄기는 추적추적 내리친다.
요즘 들어 갈피를 못 잡고 변덕스러운 봄비날씨가 계속되니, 내 마음은 "심쿵" 주의보의 발령이다.
무섭게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무색할 정도로 슬며시 잠이 드는 나의 무감각과 무신경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냐?
한참 낮잠을 즐기는데 갑자기 나를 깨우는 김여사(마누라)의 손길에 그만 눈을 뜨니, 어둠이 밀려오는 초저녁이다.
"손주가 보고 싶은 마음에 딸애와 함께" 하룻밤을 자고 늦게 집에 올 테니 양파(반려견) 좀 잘 케어하고 제때 밥 챙겨 먹어"?
딸 집에 가야 하는 이유를 물어보기 전에, 휑하니 나가버리는 김여사를 (비몽사몽) 잠 깬 눈으로 바라보니, 마치 귀신에게 흘린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황금주말에 바깥외출을 자제하고, 집안 거실에서 머문다는 것은 거의 기적 같은 일이다.
한참 안마의자에 양파를 끌어안고 TV시청에 집중하는데 우리 7명 가족들의 단체 카톡방에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온다.
어머나, 이럴 수가~~
외마디, 비명이다.~~
우리 둘째 손자가 일어서서 아장아장 보행을 하다니, 그동안 애타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첫째 손자는 10개월 만에 스스로 일어나 일사천리로 똑바른 걸음마를 이어갔는데, 둘째 손자는 18개월이 지났지만 왠지 걸음걸이가 온전치 못했다.
어떤 사물을 붙들고 일어나기는 했지만 걸음을 한 발짝 두 발짝은 옮기는 것은, 거의 미숙하고 불안정의 연속이었다.
할아버지 입장에서 손자의 걸음걸이에 걱정과 불안에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었고, 급기야 조바심에 못 이겨, 몇 달 전에는 장모님께 자문을 구했다.
아니, 둘째가 15개월이 됐는데 걷지 못하다는 것은 무슨 신체적인 이상증상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셋째 사위!
혹여나 어느 가서 괜한 헛소리하지 마시게나..
몇 개월 수를 떠나 늦게 걷는 아이들이 수두룩하네/
발육성장이 늦어 4살 먹어서 일어나는 애들도 봤어/
아빠의 무릎을 짚고 일어나는 걸 보니 보행에 문제없네/
장모님의 말씀을 이해하면서도 그래도 애들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과 발육이 있는데 사람맘이 어찌 그런가.?
다급한 마음에 나는 집사람한테 너스레를 떨며 염장질을 마다하지 하지 않았다.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내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바로 엄마소리를 내며 동구밖에 돌아다니며 한글을 깨치며 인생살이를 올인했대....^^
한심하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 집사람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그래서 약삭빠른 입놀림과 몸놀림에 당신의 유년시절이 무진장 고달프고 슬펐구나?
게다가 그 잘 난 동물 같은 직행보행에 11살에 머슴살이하고 객지(사회생활)를 떠돌았니?
뭘 모르면 제발, 그 입 좀 다물어^^
본전도 못 찾는 주제파악 좀 해봐라.
어떻든 간에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둘째 손주가 일어서면 바로 넘어지는 광경에 안쓰러웠고, 듬직한 사위가 (껌딱지) 손자에 손이 가듯, 애가 울면 달래고 항상 업고 키우다시피 고생했는데, 이제 사위는 한시름 놓았다는 생각에 내 기분이 훨훨 날아갈 것만 같았다.
더군다나 첫째 손자처럼 어린이집을 잘 적응하며 "제법 늘름한 자세를 보여주는 둘째 손주라며" 집사람의 소식자랑에 나는 그만 토요일밤이 너무 좋아 미쳐버리고 만다.
그 기분을 이어가고자, 냉장고를 뒤지니 먹거리천국이다.
안동식 닭찜에 소주를 한 병을 따는데, MBN 예능프로에서 "뛰어야 산다"라고 한다.?
ㅋㅋㅋ

이 시간이면 아는 형님을 시청하는데 채널(mbn)을 끝까지 고수했다.


개코~ 우리 양파 닭찜을 달라고 금세 일어난다.^


혼술은 딱 한 병으로 만족한다.

일주일 동안 소주 3병과 맥주 1병을 마셨다. 비로소 사람이 되어간다.^^

닭고기를 깨끗이 빨아 양파에게 줬더니 좋아죽는다.

뛰어야 산다
재미나게 봤다.


손자들은 제일 먼저 발음은 아빠? 아직도 엄마에게 잘 안기지 않음^


뛰어야 산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걸어도 산다.
내 나이가 되면 어느 정도 알 게 될 것이다.
솔직히 나는 어려서부터 타의에 의해 너무 걷고 뛰기에 올인하다 보니^^ 지금은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눕으면 자고 싶다.
근육이 튼튼해야 오래 산다는 것은 잘 알지만, 몇 년 전에 5KM 구간,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는데, 약 2KM 지점에서 숨이 턱턱 막히고 배속에 오물이 끓어올라, 그 자리에서 마라톤을 중단하고 길 위에 대자로 뻗어버렸다.
나는 곧바로 저질체력을 인정하며 오래 살기는 글러먹었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
그래도 이 풍진세상을 좀 더 살고 싶어, 운동하는 게 있는데 날마다 실내에서 자전거용(?) 돌리기 500번이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1시간 30여분을 걸쳐 고복저수지 한 바퀴(약 9000보)를 돌고 있으며, 우리 양파와 빠른 걸음으로 1시간 넘게 주변 산책하는 게 유일하다.
우리 둘째 손자는 나중에 커서 5Km 구간을 뛰게 된다면 연습 없이도 35분이 아니라, 18분 안으로 (1등) 결승의 테이프를 끊을 거다.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는 것을
절대적으로 믿었고 경험했기 때문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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