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떤 남자 이야기

헤게모니&술푼세상 2011. 7. 1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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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5톤 트럭 차량에 제품을 가득 싣고 내 공장에 들어옵니다

나는 금세 얼굴표정이 어둑해지며 냉정하리만큼 그 남자를 외면해 버립니다

남자가 공장에 제품을 내려놓고 가던지 삶아먹고 가든지 상관없이 나는 찬바람을 일으키며 곧장 사무실로 들어와 버립니다

그리고 그 남자가 공장에서 어서 빠져 나가기를 속타게 기다릴 뿐입니다

이와같은 광경이 시작된것 작년 여름부터 한달에 두 세번 반복되고 있습니다

처음 그남자를 봤을때 정말로 앞뒤 가릴것없이 그냥 주먹 한방 날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니까요

 

나쁜자식

너가 그럴수가 있어

내 친구한테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어

 

실은 이 남자와 나는 막역한 내친구 `은수`(1500원추억)를 통해 알게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매우 다정하고 가까운 친구라고 말할수 없겠습니다

나의 친구 은수와는 둘도 없는 친한 친구사이었지만 나 하고는 가끔 만나 술자리를 나누고 서로 우정을 확인할 정도었지요

 

 `사람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까 8년전으로 돌아갑니다

내 친구 은수는 어느날 밤 나를 술자리에 불렀습니다

그때 그 자리에는 (세종) 지휘자 선생님께서도 함께 동석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였고 한참을 지났을까

친구는 어렵게 말문을 열였습니다

 

 친구야

 내가 믿었던 친구들 때문에 미치겠다`

 친구 세명이 나한테 돈을 빌려갔는데 (함흥차사) 갚질 않는구나

 오래 되었어

 

나는 곧바로 짐작을 했습니다

친구라는 자들이 내 친구를 役이용하고 있구나..

무슨 꼼수와 수작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바보다!!

멍청이다!!

미련하다!!

 

내 친구는 이런 소리를 들을만큼 천성이 곱고 착한 녀석입니다

좀더 가혹하게 표현한다면 답답할 정도로 생각이 짧은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자주 속고 억울하게 당하는 녀석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내가 가끔 친구한테 이렇게 막말을 했을까요

 

수호천사야

자선사업가야

 

왜 맨날 손해 보면서

고민하고 징징대며 살아!!

 답답해 죽겠다

 

너도 사람들한테

적당히 사기도 쳐보고

등골을 빼먹으라고!!

먼저 배신도 때려 보라고

이 등신아!!

 

정말 어떨때는 속상하고 울화통이 터져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

돈을 빌려간 자식들이 누구야,

나는 물었고 자세히 알고보니 나도 안면이 있는 주변사람들이었습니다

그중에는 친한 친구라고 내게 소개해준 그자(화물차)도 포함되어 있었던 겁니다

유독 그자가 먼저 시치미 떼며 나몰라라 한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나는 그만 울분과 분노를 참을수가 없었습니다

세명에게 빌려준 돈이 자그만치 2000만원 정도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학교선생님이 계셨지만 나는 단호하고 결의에 찬 말로 대신했습니다

 

애들 풀자

애들 풀어

 

이지역에서 20년을 넘게 살아왔기에 믿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돈 못 받는분` 쉽게 해결해주는 후배녀석들을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친구는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날밤 그렇게 해달라고 고개를 끄덕 거렸습니다

반드시 이 문제는 `내가 해결해주마` 나는 말을 하며 일어섰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친구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안되겠어

죄 받을 것같아

내스스로 해결할께

미안하다

 

나는 그말을 듣는 순간 너무 화가나서 전화기를 집어 던져버렸습니다

갈기갈기 날뛰고 말았습니다

 

바보같은놈

너는 힘들어서 죽어가는데

이해하고 양보하고

또 기다려본다고

여느 천년에..

 

내가 너를 다시보면 姓을 간다

그리고 우린 한동안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3개월후 친구녀석은 아무 연락도 없이 내집을 불쑥 찾아왔습니다

사실 나한테 돈을 받아 달라고 했을때 친구는 직장문제와 가정문제로 많은 고민에 쌓여있었습니다

 

왜 왔어!!

무뚝한 나를 바라보며 친구는 눈물을 글썽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힘들다

도와 줄수 없겠니

나는 두말않고 친구를 데리고 나와 밥을 사주고 술도 사주고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마음대로 써

내가 서러워서 눈물이 날지경이었습니다

돈 부족한것도,, 아쉬운것 모르고 살았던 친구가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져간다는 사실에 충격이 컸습니다

당장 그 자들에게서 돈을 받았다면 우선 급한 불이라도 끌수가 있었를텐데, 꽤심하고 통탄할 일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날 친구가 나를 찾아온 것은 네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나 봅니다

3일후 친구는 집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사인은 뇌출혈이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불쌍하게도 숨진지 3일만에 발견되었던 겁니다

친구의 영정사진을 보면서 나는 한방울 눈물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내 처지와 내 친구 인생 자체가 서로 비슷해서 그랬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만나면 늘 농담처럼 부르는 말이 있는데 말속에는 뼈가 있습니다

 

 우리는 한몸이고 ^^그래도 장장 10년이야

 친구는 6년 ㅡ 나는 4년

 학교를 못 다녔기 때문이었죠

 그것은 우리의 恨 많은 인생살이 입니다

 

장례식 기간 내내 눈씻고 찾아봐도 3명의 그 자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지은죄가 있다 하더라도 친구가 죽었는데 망자 가는길에도 나몰라라 했습니다

참으로 나쁜 사람들이었습니다

친구를 보내고 며칠후 나는 3명 중 한명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한명이 바로 내 공장에 드나드는 남자입니다

갖가지 변명과 거짓말을 늘어놓는데 일말의 양심도 없었습니다

조용히 수화기를 내려 놓았습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엄밀히 따지고 보면 나는 삼자 입장으로 더 이상 이래라 저래라 할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내가 그 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은 내친구 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서 였습니다 ....

 

웬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던가

 

당장 내가 그 자에게 다가가 손수 손을 내밀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 그 자도 내가 매몰차게 행동하는 것에 맘이 편치는 않을 겁니다

남의 돈을 떼어 먹고 편히 잠자는놈, 못보는 것처럼 그자 행색을 보니 잘 되는 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나는 여러모로 맘이 편칠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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