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해선 너그럽고 남에 대해서는 가혹하다
때문에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 동물인 것 같다
사람은 어느 누구나 마음속에 야수를 가지고 있다
이 말은 진실인 것 같다
어젯밤 나는 소위 취미로 음악을 한다는 사람과 술자리를 하고 있었다
형 예전처럼 노래도 같이하고 우리 인생길 같이 동행합시다
싫습니다.
뭐 때문에 그렇습니까
사람들이 싫습니다
저 때문에 그렇습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아니 그냥 사람들이 싫습니다
이쯤 되면 나는 더 이상 말을 멈추어야 했다
이것은 불신의 벽이 아니라 상대방을 향한 노골적인 악감정이다
도대체 그의 마음속에 돌이킬 수 없는 불신과 분노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취중진담이라 했던가
알듯 모르듯 그는 말한다
사람이라는 게 참 간사스럽고 뻔뻔해요 상대방 입장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사람의 기준을 삼고 판단하고 좀 불리하다 싶으면 갖은 변명을 늘어놓고 심지어 언제 봤냐는 식으로 안면몰수까지 합니다
내가 이런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 댈 필요가 있나요?
사람은 말이죠
끌어안고 감싸고 아우 릴 줄 알아야 진정한 사람 냄새가 나는 법입니다
사람이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사람이 꼭 갖추어야 할 진정성도 없는 것 같아요
자꾸 사람이 싫어지니까 싫어지는 거예요
나 자신도 싫어지는 거고요
근데 무슨 얼어 죽을 음악...
나는 여기서 형의 말을 끊어야 했다
형!
그렇게 보시고 느꼈다면 십분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형도 어차피 자기 주관적인 잣대로 사물을 보는 거예요 사람이 사람인지라 각자 개개인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나 우리 조직이 마치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확대 해석하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몸담던 사람이 늘 먹던 샘물을 이제 안 먹는다고 침 뱉고 가는 심보는 뭡니까?
저는 설령 우리 조직이 실패가 뒤 따를지라도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형 우리 모임 하면서 혹시 노여움과 서운함이 있었다면 이 자리 단둘이서 훌훌 털어버립시다 금방까지 울그락 불그락하던 형의 얼굴 표정은 간 곳 없고 내손을 굳게 잡고 말을 건넨다
곽형 말처럼~~
민주주의는 남을 밟지도 않는 것이고 나도 밟히지 않는다는 말 가슴에 와닿습니다
서로 각자 그런 길을 갑시다
저 멀리 기약 없이 걸어가는 형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쓸쓸히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그래 인간의 탐욕과 과욕이 난무하는 세상에 어느 누가 죄지은 사마리아 여인처럼 누가 누구를 향해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이중성 누구나 할 것 없이 다들 도토리 키재기다
재지 말라! 비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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