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여름 어느 날 저는 퇴근하여 시원스럽게 샤워를 하고 있는데 아내의 다급한 전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당신 당장 옆 xx동으로 빨리 와 봐! 그리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뭐야! 이 사람이 저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황급히 그곳으로 갔습니다. 참으로 놀랍고 끔찍한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어느 할머니께서 자살을 했는데 자그마치 아파트 25층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여기저기 부유물? 은 파편처럼 산산조각 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차마 고개를 돌렸지만 저는 무덤덤이 아파트 옆 하치장에서 몆 장의 신문을 집어 할머니의 시신을 덮어 드렸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할머니께서는 자식이 있었지만 혼자 사는 외로움에 그만 '우울증'이란 병에 걸려 그만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던 겁니다.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저는 지나온 내 삶의 무게처럼 한참 동안 할머니 사고 현장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여때껏 살아오면서 3번이나 자살을 시도했고 그중 한 번은 저승사자 문턱까지 가본 사람입니다. 첫 번째는 화상을 입고 일주일 만에 깨어나 처음 내 몰골을 봤을 때였습니다.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무슨 말이 필요 없었습니다. 저는 병원 3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려고 창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몸을 날리려는 순간, 병원간호사 환자보호자의 결사적인 만류와 알력으로 저는 자살에 실패했습니다. 한동안 내 몸은 무명 밧줄로 꽁꽁 묶어 침대에 버려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일 년 후쯤 저는 인천시 십정동 자취방에서 농약을 들이켰습니다. 사는 게 싫었고 사는 게 비극이었습니다. 헐~헐 나비가 되어 날아가고 싶었는데 주인집 노부부에 발견되어 인천 길병원으로 옮겨져 간신히 살아났습니다. 마지막으로 2005년 2월 25일 저는 심한 우울증과 패닉현상으로 인해 동아줄에 목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죽지 못하고 또 살아났습니다. 질긴 목숨이었습니다 형제들 가족들 주변사람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와 아픔만 주었습니다. 특히 아빠를 부르짖고 찾아 헤맸던 아들 딸에게 씻지 못할 큰 죄악을 남겼습니다. 어린 내 자식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지요. 평생 후회하며 산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제 자살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또다시 자살을 시도하면 이번에는 한 번에 곧장(훅)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무슨 어려운 일이 있어도 저는 자살을 거꾸로 읽고 힘차게 살아갑니다. 살자! 그래도 살자! 中略 오늘 이 순간에도 서럽고 힘든 갖가지 사연을 안고 강물에 뛰어들고 기차에 몸을 던지고 목을 매고 극약을 먹고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루에 31명 정도가 자살로 죽습니다. 이건 총만 안 들었지, 전쟁터나 마찬가지입니다. 자살이 어찌 개인에 문제입니까? 엊그제 장애 아들을 둔 아버지가 내가 죽으면 우리 아들은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유언장에는 동사무소 사람들한테 부탁의 글을 남겼습니다. 우리 집에 쌀 좀 주고 도와주라고 말입니다. 너무 슬펐습니다. 국가도 나름대로 차상위계층을 위해, 복지에 많은 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안전망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출산장려가 무색해질 정도로 자살자가 너무 많습니다. 연령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니 걱정스럽습니다. 특히 10대 자살률이 높으니 안타깝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자살을 경험한 저로써 감히 부탁하고 싶습니다. 자살은 어떤 이유로든 명문화될 수 없고 미화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죽고 나서 죄송하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언제 라디오에서 자살을 생각한 사람이 짧은 글을 보냈는데, 내용인즉 ~내 힘들다~ 거꾸로 읽어봐? 이처럼 나 아닌 다른 사람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자살률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요? ~다들 힘내~자살이 적어졌으면 합니다. 아니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살의 최후는 너무도 애처롭기 때문입니다. 행복전도사 최윤희 선생의 비보를 접하면서 더 이상 동반자살, 함께 자살이라는 말을 듣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을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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