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형편을 잘 알기에 정녕 오래 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뼘 정도는 아니, 몇 개월만이라도 생명연장을 하고 싶다. 솔직히 죽는소리를 입에 달고 살지만, 이렇게 솔직 담백하게 밝힐 수밖에 없다. 췌장암에 대해 열공 중이다.불과 몇 개월 전에 종합검진의 결과는 오르락내리락하는 당수치 말고는 대체로 건강한 신체구조로 밝혀졌다. 하지만 해마다 1월이 찾아오면 비근할 정도로 비참함과 억울함이 한꺼번에 닥쳐오니, 차마 견딜 수 없는 우울증과 불면증은 악화일로에 빠져들고 졸지에 내 앞길을 가로막고 사로잡는다. 정말이지, 내 가족이나 지인들이 나에게 서운한 잔소리를 늘어놓았다면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지금 나는 삶에 있어 미쳐버릴 것만 같고 하루종일 실의와 번뇌 속에 머리를 땅바닥에 처박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