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장면 1
5일 전에 김여사는 본인의 승용차(애마) 스마트키를 잃어버렸다.
집 앞 주차장에 세워둔 승용차문을 잘 잠갔는지 열어놨는지 몰라서 5층에서 스마트키로 차량 잠금장치를 누르고 키를 안방에 놔뒀는데,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모르겠다며 생난리를 친다.
그 모습이 한심스럽고 안타까워, 나는 집사람과 함께 집안의 잡동서니와 살림살이를 옮겨가며 구석구석을 살펴봤지만 귀신이 곡할 노릇인지 끝내 스마트키를 찾지 못했다.
그러면서 애먼 양파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버럭 화를 낸다.
양파야!
네가 키를 물고 어디에다 버렸지?..
오전 내내 양파가 졸졸 따라다니며 집안구석과 바깥놀이터까지 싹싹 뒤지는 수고로움을 보였는데 양파에게 무턱대고 책임을 전가한다는 것은 동물학대다.
그놈의 정신머리를 어디다 두고 사니?
김여사여!
제발 정신 좀 똑바로 차려라.
이처럼 한바탕 큰 소동을 일으켰는데 다행히 어제께 스마트키를 찾았다고 한다.
나는 김여사한테 어디에서 키를 찾았냐고 묻지 않고 이참에 보조키 하나 더 만들어 목에다 목걸이처럼 걸고 다녀라?^^
○장면 2
청주에서 사는 딸내미 집에 가서 둘째 손자를 돌보는데 그날따라 갓난애기와 함께 깜빡 잠이 들어 어쩔 수 없이 새벽 1시에 우리 집으로 돌아왔는데, 허겁지겁 허둥대며 나를 보며 본인의 휴대폰 벨소리를 울려달라고 한다.
나는 설마 핸드폰을 진동으로 돌려놓지 않았겠지,하며 불평불만을 가득 안고 김여사의 전화번호를 몇 번이고 눌렀지만 휴대폰의 신호음만 가고 감감무소식의 "불통"이다.
30분 후, 잠이 덜 깬 사위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장모님의 휴대폰은 제집에 있어요.
딸내미 집을 왕복하려면 50여분이 걸리는데 기어코 청주로 가는 김여사의 정신세계다.
앞으로 휴대폰도 스마트키와 함께 목에 쌍으로 걸고 다녀라.
고거 참, 불안하고 조마조마해서 어찌 살겠냐?
○광경 3
작년 여름쯤 나는 일반쓰레기봉지를 버리기 위해 엘티를 타고 내려가는데 문득 쓰레기봉지에서 복권용 비닐에 넣어놓은 로또 한 장이 선명하게 누네 띠네다.
구겨지지 않고 너무 깨끗한 로또복권이라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바로 꺼내어 로또바코인에 대니, 5만 원 당첨이다.
김여사는 절대로 어떤 복권이든 사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내가 사놓은 복권당첨금을 맞혀보지 않았나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집사람의 친구가 복권 1장을 선물로 줬다는 사실을 알았다.
복권 수령기간은 6개월이 남은 시점이었다.
10개월 만에 어디서 나타난 거니?
오늘도 작년 여름처럼 마찬가지다.
분명 이것도 김여사가 잊어버리고 그냥 버린 거다.
나는 직감과 촉감이 매우 뛰어난 편이다.
일단 휴대폰 카메라로 복권용지를 찍고 내 방에서 로또번호를 조합하니 5등이다.^^
로또 유효기간을 살펴보니 2개월 정도의 날짜가 남았다.
김여사를 보면서 이 복권은 어디서 난 거야?
누가 공짜로 줘겠지..
그렇다면 주는 사람의 성의를 봐서라도 당첨금을 확인해야 하지 않겠어!
1등이 안 됐잖아..^^
복권에 관심 없고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다.
나보다 여섯 살이 어린 김여사께서 벌써부터 황색신호등이 바뀌는 것처럼 <위험천만> 건망증이 시작되는 것 같다.
큰일은 큰일이다.
우리 김여사 님?!
반응형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는 그날까지~~ 이 모습&이대로 (2) | 2024.02.09 |
---|---|
우리들은 "즐겨찾기"를 할 것이다. (2) | 2024.02.08 |
세종시 조치원읍 신안동 노포닭발집에서.. (2) | 2024.02.06 |
SBS 스페셜 (3부작) (0) | 2024.02.06 |
세종 조치원읍 침산동 "애니씽" 포차에서~ (0) | 2024.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