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의 유언 (아직도 유효)

헤게모니&술푼세상 2022. 7. 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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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룬 오밤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
#읊조리며 유언을 남깁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은 없습니다

유언 <遺言>/ 박기원

 
내 죽거들랑

비석을 세우지 마라

 
한 폭 베 조각도

한 장의 만가 <輓歌>도

통 걸지 마라

술값에 여편네를 팔아먹고

불당 <佛堂> 뒤에서

친구의 처를 강간하고

마지막엔

조상의 해골을 파 버린 사나이

 
어느 골짜기에

허옇게 드러내 놓은 채

개처럼 죽여 자빠진

내 썩은 시체 위에

한 줌의 흙도

아예 얹지 마라

 

이제

한 마리의 까마귀도 오지 않고

비바람 불며

번갯불 휘갈기는 밤

내 홀로

여기 나자빠져


차라리 편안하리니

 

오! 악의 무리여


모두 오라

 
?
 



내 아들 딸아!

새삼 부탁한다.

내가 죽거든.....

절대, 장례 <葬禮>를 치르지 마라.

일체, 부고 <訃告>를 알리지 마라.

아예, 흔적 <痕迹>을 남기지 말라.

오는 길 힘들었는데, 제발 가는 길만은 편하게 가자.

내 목숨 가지고 시끄럽고 번거롭게 난리법석 떨지 마라! 

나는 기억되는 사람보다 잊혀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10년 전에 이 글을 썼지만  또다시 복기한다.

 

내 블로그를 보고 있는 김강산 조카야! 아무래도 난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아! 틀림없는 사실이다. 내가 죽으면 우리 집 식구들에게 이 글을 보여주렴, 물론 가족에게 (장기기증) 내 유언을 남겼지만, 죽어버린 놈이 이승에 일은 어떻게 알겠니? 내 간절한 소원과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저승에서 모두에게 저주를 퍼붓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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